SK텔레콤 피인수 상처 아물기 전에 미래부와 맞서고 각종 악재 연이어
SK텔레콤과의 합병이 무산된 CJ헬로비전이 연말까지 각종 악재가 겹쳐 고민에 빠졌다. / 사진=뉴스1
CJ헬로비전 관계자는 22일 “합병 무산 사태 아픔이 가기도 전에 산 넘어 산 격으로 안 좋은 일만 생긴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최근 벌어지고 있는 미래창조과학부의 유료방송발전 방안 중 권역별 방송 폐지 이슈 때문이다.
박근혜 정권 밑에서 가시밭길을 걸어온 CJ의 고군분투는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CJ헬로비전은 2016년 그야말로 최악의 한 해를 보내고 있다. 우선 올 여름 SK텔레콤과 합병 무산만으로 최악의 해를 보낸 기업으로 기억될 만하다. 공정위는 SK텔레콤-CJ헬로비전 합병법인이 출범하면 권역별 방송시장에서 시장 지배적 지위가 강화될 우려가 있다며 합병 불허 결정을 내렸다.공정위는 해당 결정을 내리기 위해 200일이 넘게 시간을 끌었다. 이 때문에 CJ헬로비전은 해당 기간 동안 모든 투자나 사업구상, 인사를 할 수가 없었다. 합병 여부에 따라 완전히 향후 사업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직원들은 고용 불안에 시달렸고 회사 역시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아 답답하긴 마찬가지였다.피해는 SK텔레콤보다 CJ헬로비전에 더 컸다. 합병 무산 소식이 전해질 당시 SK텔레콤 주식은 1% 남짓 하락했지만 CJ헬로비전 주식은 10% 이상 곤두박질쳤다. SK텔레콤은 신사업 기회를 포기하게 됐지만 CJ헬로비전은 생존의 길이 막혀버린 셈이었다.CJ헬로비전의 생존을 위한 투쟁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이번엔 미래부가 내놓은 유료방송 권역제한 폐지안에 맞서 싸우느라 정신이 없다. 현행 유료방송 제도는 케이블방송 사업자들이 사업권을 받은 특정 지역에서만 방송 서비스를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78개 권역으로 나눠 사업권을 부여해 지역문화 창달에 기여하는 서비스를 제공하자는 취지였다. 미래부는 이 권역제한을 폐지하겠단 계획이다.해당 권역을 폐지하게 되면 IPTV사업자들이 마음껏 케이블을 인수할 수 있게 된다. CJ헬로비전은 “권역제한을 폐지하면 자금력 있는 IPTV들이 케이블을 모두 흡수해 사실상 케이블은 시장서 퇴출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런 상황 속에서 CJ헬로비전은 반전을 꾀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중이다. 하나방송을 인수하고 지역성을 혁신적으로 개선한다는 명목으로 지역별로 '사회공헌캠프' 23개소를 출범시켰다. 하지만 여전히 뾰족한 묘수는 보이지 않는 상태다.이런 와중에 규제기관으로부터 과징금을 부과받기도 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21일 소비자에게 주요 상품 내용을 거짓으로 고지하는 수법으로 이익을 챙긴 유료방송사업자들에게 철퇴를 내렸는데 그 중 CJ헬로비전은 8억870만원으로 가장 많은 과징금을 부과 받았다. 여기에 220억 대 허위세금계산서를 발행한 혐의로 기소 의견으로 검찰로 송치되는 등 연말까지 계속해서 악재가 겹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