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 거래 확대되며 은행 인력 감축 더 빨라질 것"

신한·국민·우리·KEB하나·IBK기업·NH농협은행 등 6대 시중은행은 지난해보다 47.65%나 급감한 인원을 올해 채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 사진=뉴스1

"5년 전 은행과 지금 은행을 비교하면 너무 많이 바뀌었다. 앞으로 5년 뒤 은행에서 벌어질 변화는 이전보다 더 심할 것 같다. 은행에 취업하려는 사람들에게 은행 취업을 한번 더 고려하라고 말하고 싶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핀테크 등 금융기술 발전이 빨라지면서 은행에 인력이 필요없는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기자가 우리은행 관계자를 만난 이날은 우리은행이 신한은행, 부산은행에 이어 디지털 키오스크 기반의 셀프뱅킹서비스를 시작한 날이다. 우리은행은 디지털 키오스크를 핀테크 기술을 접목한 신 비대면 채널이라고 소개했다. 이 기술로 고객은 예금, 카드, 대출, 외환 업무​ 등 영업점 창구 업무를 직원없이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할 수 있게 됐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비대면 채널이 늘어나면서 은행 창구에 갈수록 직원이 필요없는 구조가 형성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리은행은 내년 2월까지 추가 개발을 통해 키오스크에서 은행 전체 업무 106개가 모두 구현되도록 할 예정이다. 우선 본점영업부, 명동금융센터 등 총 29개 지점에 키오스크 50대가 배치된다.

 

이 관계자는 "인력이 필요없는 시장에 뛰어들려 한다면 일단 5년 뒤를 잘 보고 오라고 말하고 싶다"며 "이전과 더 빠른 변화가 은행에서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의 말대로 은행권은 이러한 변화에 맞춰 올해 신규 채용 규모를 줄이고 있다. 

 

신한·국민·우리·KEB하나·IBK기업·NH농협은행 등 6대 시중은행은 올해 하반기까지 1174명을 신규 채용했다. 지난해보다 47.65%나 급감했다. 

 

각 은행별로 보면 신한은행만 유일하게 상반기 채용이 진행됐다. 신한은행은 지난해보다 다소 준 304명(상반기 104명, 하반기 200명)을 채용했다. 지난해에는 370명을 채용했다. 

 

국민은행은 올해 하반기 240명을 채용했다. 지난해(420명)보다 42.8% 급감했다. 우리은행은 최근 2년간 정규직 신입 채용을 하반기에 진행했다. 올해 하반기 공채 규모는 150명이다. 지난해(200명)보다 줄었다. 

 

기업은행은 190명을 채용했다. 전년보다 55.29% 줄었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하나·외환 통합은행 공채 1기로 500명을 선발했다. 올해 채용 규모눈 150명으로 지난해보다 줄었다. 농협은행도 올해 하반기140명을 채용하며 지난해보다 줄어든 인원을 채용했다 

 

은행들은 저금리 기조가 계속되면서 이자 마진을 확보하기 어려운 환경이라 비용통제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모바일뱅킹과 인터넷뱅킹 등 비대면거래가 늘어나 은행 점포를 유지할 이유가 없어진 것도 채용 규모가 줄어드는 데 영향을 끼쳤다. 

 

또한 인터넷전문은행이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영업에 나서면서 금융 시장 경쟁은 더 치열해 질 것으로 나타났다. 인력 감축은 올해보다 내년에 더 심해질 수 있다는 게 금융권 시각이다. 

 

한 은행 관계자는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9월말 기준으로 입출금과 자금이체 거래에서 창구 이용 비중은 10.1%에 불과했다"며 "비대면 거래가 늘어나는 것을 막을 수 없다. 은행 신규 채용 규모는 계속 작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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