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개월간 교육과정 거쳐 졸업후 창업…"주체적으로 일 할 수 있어 좋아요"

 

서울 마포구 상암동 에스플렉스센터 스마티움에는 서울앱비즈니스센터가 있다. / 사진=변소인 기자

‘스마티움.’ 건물 이름처럼 서울 마포구 상암동 서울앱비즈니스센터엔 미래 먹거리를 만들어 내는 창업자들이 모여 있는 곳이다. 21일 기자가 찾아간 서울앱비즈니스센터는 예상대로 젊은이들이 많았다. 사무실은 좁았지만 그들이 만들어 내는 아이디어는 거대했다.​19살 소녀도 있었다.


회식 때면 다 같이 콜라를 마신다는 써큘러스팀의 김현영(19), 석미애(19) 양은 회사 부품처럼 일하는 대기업보다는 창의적인 일이 하고 싶어 창업팀에 합류했다. "여기서 일하다 보면 자신이 주체적으로 일할 수 있어 좋다"며 "억지로 하는 느낌이 없어 적성에 잘 맞는다"며 밝은 표정이었다. 또 투명한 사무실 유리문으로 옆 창업팀도 볼 수 있어 ‘학교’에 온 것 같은 기분이 든다고 했다.

 

써큘러스팀의 김현영(19), 석미애(19) 양이 자사 로봇 파이보를 소개하고 있다. / 사진=변소인 기자

서울앱비즈니스센터에는 앱, 콘텐츠, SW융합 분야의 40세 미만 예비창업자나 창업초기 기업이 참여할 수 있다. 참가팀의 연령대는 대부분은 20대 중반에서 30대 후반이다. 20대 초반들도 가끔 있지만 자신의 한 줄짜리 이력을 위해 창업하는 경우가 많아 사업을 제대로 유지하지 못한다.

이곳으로 창업팀을 끄는 매력 요인은 지원금과 사무공간이다. 1억원, 여기서 한 팀당 받을 수 있는 창업지원금의 최고액이다. 다른 지원센터보다 지원금이 크다보니 예비창업자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다. 현재 경쟁률이 16:1에 달한다. 예전 기수에는 국내 대학 졸업생이 많았다면 지금은 대기업을 다니다 그만둔 사람이나 해외 유수 대학 졸업자들이 수두룩하다.

창업팀으로 선발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템이다. 그러나 예전에는 아이템만으로 입주가 가능했다면 지금은 아이디어를 70~80% 개발, 진행해 놓고 창업 직전에 들어오는 팀들이 많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센터 측도 실적 보고를 해야 하다 보니 예비창업자보다 기존창업자를 더 선호하게 된다고 했다.

 

 

사무실 유리문에 아이디어를 빼곡히 적어두었다. /사진=변소인 기자

창업팀에게 주어진 사무실들은 같았지만 분위기는 이들의 개성을 담아 제각각이었다. 컴퓨터와 짐이 빼곡하게 들어선 사무실이 있는가하면 형광등을 끄고 꼬마전구로 분위기를 낸 사무실이 있었다. 깔끔하게 컴퓨터 세대 정도만 놓고 여백의 미를 강조한 곳도 눈에 뛰었다. 사무실 출입문인 투명한 유리문을 화이트보드로 이용하기도 했다.

복도에는 각 창업팀의 아이템을 간략히 소개하는 팻말이 붙어 있었다. 투자, 매출, 고용, 집행률 영역에서 우수한 성적을 보인 팀의 팻말에는 그럴듯한 표식도 붙어 있다.

 

창업팀을 소개하는 글이 나열돼 있다. / 사진=변소인 기자

 서울앱비즈니스센터는 ICT분야 창업자를 양성하는 기관으로, 창업자의 사업계획 수립을 돕고, 창업교육, 마케팅, 멘토링, 투자 등을 지원한다. 중고마켓 거래 플랫폼 번개장터, 숙박 어플 호텔나우, 기업정보 공유 잡플래닛 등이 서울앱비즈니스센터가 배출해 낸 성공적인 앱들이다. 잡플래닛의 경우 200억원의 투자를 받았으며 현재 100여명이 근무하고 있다.

 

1년에 한 기수를 선발한 뒤 10개월 동안 교육과정을 거친 후 졸업시킨다. 창업 초기 한 달간은 교육을 진행하고 그 이후에는 멘토링 위주로 운영된다. 현재 46개 팀이 활동하고 있으며 16개의 개발실과 1인 개발실은 예비창업팀이, 개인 사무실이 있는 기존 창업준비팀은 본인 사무실에서 개발에 몰두한다. 


박유배 스마트벤처창업학교팀 대리는 잡플래닛의 원래 아이템은 신용카드 포인트 통합 아이템이었는데 반응이 좋지 않자 접고 또 다른 아이디어를 냈다. 그것도 시원치 않자 포기하고 시행착오 끝에 성공한 아이템이 잡플래닛이라며 반응에 빠르게 대응하며 빠르게 포기하고 또 새롭게 도전할 수 있는 용기를 가진 창업팀이 성공하는 것 같다고 조언했다.

 

그는 창업 쪽 관계자들은 우스갯소리로 3년 버티면 잘 버텼다고 얘기한다. 100개 팀 들어와서 1팀 정도 성공하면 될 것이라 예상했다스마트벤처창업학교에서 1기는 5개 업체가 성공적으로 살아남았고 2기는 10, 얼마되지 않은 3기는 20개 업체가 버텨주고 있다. 생각보다 잘 되고 있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12월 하순의 날씨에도 서울앱비즈니스센터는 유난히 후끈했다. 겨울비도 내렸지만 열기를 식히지는 못했다. 내년 1월부터는 센트가 다른 층까지 사용하면서 사무실 규모가 확장된다. 79석의 오픈 공간이 더 생겨나는 만큼 창업자들의 아이디어도 더 풍성해지고 이들이 엮어내는 이야기도 더 많이 쌓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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