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에 수사 집중되는 모습에도 괜한 불똥에 곤욕 치를까 걱정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한 대기업 총수들이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사건 진실규명을 위한 국정조사특위 제1차 청문회'에 출석해 있다. / 사진=뉴스1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수사하는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첫 행보는 예상대로 삼성 수사였다. 특검팀은 현판을 달자마자 국민연금관리공단을 압수수색하며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과 관련한 의혹을 들여다봤다. 이처럼 특검의 칼날이 삼성을 정조준 하는 상황에서 수사 대상인 다른 재벌들은 괜한 불똥이 튀지 않을지 노심초사하는 모습이다.

특검팀은 21일 국민연금관리공단 기금운용본부를 압수수색해 서류를 확보했다. 특검팀은 국민연금이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을 승인한 것이 삼성이 최순실 모녀에 제공한 자금의 대가인 것으로 보고 있다. 특검팀이 삼성의 의혹만 제대로 밝혀내면 그것만으로 성과를 달성한다고 할 만큼 삼성 수사는 중요하다. 이 때문에 특검은 삼성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롯데, 한화, CJ 등 이번 특검의 수사 대상인 기업들은 삼성과 자신들은 다르다고 선을 긋는 듯한 모습이다. 미르·K스포츠재단에 돈을 출연한 것과 최순실 모녀를 직접 지원한 것은 분명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삼성은 해당 재단에도 다른 기업들보다 훨씬 많은 204억 원을 낸 것에 그치지 않고 미래전략실 차원에서 조직적으로 최순실 모녀를 직접 지원했다는 의혹까지 받고 있다.

여기에 다른 기업들과 달리 특혜의혹이 불거지고 적극적인 수사 대상이 되고 있다.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때 국민연금이 찬성 의결권을 행사해 이재용 부회장 경영권 승계에 도움을 줬다는 것이다. 검찰은 이와 관련해 삼성 미래전략실과 국민연금을 수차례 압수수색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은 이번 수사로 괜한 피해를 보게되는 것은 아닌지 고민을 하고 있다. 이번 수사 대상 기업의 한 핵심관계자는 “털어서 먼지 안날 수 없는데 압수수색, 소환조사를 하면 해당 의혹들에 대한 자료만 드러나는 것이 아니라 기업의 핵심비밀까지 다 검찰손에 들어가게 될 것”이라며 “이것이 오히려 잠재적 위험이 될 수 있는 걱정거리”라고 토로했다.

일반적으로 검찰이 압수수색을 하면 수사관련 내용은 물론 여러 기업 정보를 얻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다른 범죄사실이 드러나면 또 다른 수사 대상이 된다. 해당 내용들은 혐의점이 더 밝혀지거나 퍼즐조각이 완성되면 별도로 수사가 가능하다는 게 검찰 관계자 설명이다.

한편 특검팀은 장충기 삼성 미래전략실 사장을 사전 조사했다. 여기에 조만간 이재용 부회장 역시 소환 조사할 것으로 알려져 삼성의 최순실 모녀 지원 의혹을 규명하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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