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능형 안전 기술 없고, 성능 낮은 배터리 장착…미국보다 최대 340만원↑
한국토요타가 수입·판매하는 하이브리드 자동차(HEV) 4세대 프리우스가 유독 국내 시장에서 비싸게 팔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토요타는 지능형 안전 기술인 토요타세이프티센스(TSS)를 국내 판매 모델에 적용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미국 시장보다 최대 340만원 가량 비싼 가격을 판매가로 책정했다.
20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한국토요타가 지난 3월 출시한 4세대 프리우스 모델은 E와 S 등 두 가지 트림으로 판매가격은 각각 3270만원, 3920만원이다. 6가지 트림으로 구성된 미국 시장보다 선택의 폭이 좁을 뿐만 아니라 2만4685~3만15달러(약 2940만~3580만원) 수준인 미국 판매가격보다 훨씬 비싼 셈이다.
일본 시장 판매가격과 비교해도 마찬가지다. 프리우스의 일본 시장 판매가격은 265만1891엔~295만363엔(약 2686만~2988만원) 수준이다. 한국토요타가 국내 시장에 수입·판매하는 프리우스보다 최대 932만원 저렴한 셈이다.
한국토요타 관계자는 "국내 시장에 판매 중인 제품은 미국 시장을 기준으로 최고 사양인 4투어링이라 가격은 비쌀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프리우스 투, 프리우스 투 에코 등 6가지 트림으로 구성된 미국 시장 판매 모델 가격을 일대일 비교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문제는 최고 사양을 기준으로 해도 한국토요타가 국내에 출시한 4세대 프리우스의 성능이 크게 떨어진다는 데 있다. 토요타가 지능형 안전 기술로 개발한 토요타세이프티센스가 미국과 일본에선 전체 트림에 일괄 적용됐지만, 국내 판매 차종에는 빠져있다.
토요타세이프티센스는 카메라와 레이더 등을 조합해 주행 중 사고위험을 낮추는 첨단 안전 사양이다. 보행자 감지 및 전방 충돌 방지 시스템,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ACC), 차선 이탈 경고 및 조향 보조 시스템, 오토 하이빔, 도로 표지 안내 시스템 등이 토요타세이프티센스에 포함된다.
아울러 토요타가 일본과 미국 시장에서 프리우스 상위 트림에 한해 리튬리온-폴리머 배터리를 적용하고 있는 반면 국내 시장에서는 니켈메탈 배터리를 장착하고 있어 내수 차별에 대한 질타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하이브리드차 배터리는 가장 중요한 부품 중 하나로 꼽힌다. 특히 리튬이온-폴리머 배터리는 니켈메탈 배터리보다 출력이 높고 충전 성능이 우수해 하이브리드차 한 대당 들어가는 배터리 단가 차이도 큰 것으로 알려졌다.
수입차 업계 한 관계자는 “최상위 모델을 기준으로 단순 비교하면 국내 판매 차종은 사실 안전 편의 사항과 배터리 사양면에서 중간급에 불과하다”며 “실제로 최상위 트림을 제외안 나머지 트림은 니켈메탈 배터리를 사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토요타가 미국 시장에 기본 적용한 토요타세이프티센스를 제외하고 트림별 사양을 비교해보면 판매가격이 3920만원인 프리우스S는 미국 시장 중간 트림과 유사했다. 한국토요타가 강조하는 레인 센싱 윈드 실드 와이퍼 및 운전자 분리 공조 시스템은 미국 시장 프리우스 쓰리에 적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프리우스 쓰리 가격은 2만6735달러(약 3188만원)에 불과하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하이브리드차에 들어가는 배터리는 용량이 크지 않은 편이라 리튬이온-폴리머 배터리와 니켈메탈 배터리 가격 차이가 크진 않겠지만, 적어도 100만~200만원 가량은 차이가 난다”면서 “국내 판매 차량에 대한 가격 책정 다소 지나치지 않나 하는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