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의료시장 4년간 15.7% 성장… 삼성전자·LG전자 의료기기 개발

 

지난 8월 가천대 길병원 암센터 응급의학과 교수가 스마트폰 기기를 이용해 심정지환자 의료 지도를 시연하고 있다. / 사진=뉴스 1

 

IT업계가 의료기기 시장 선점을 위해 각축을 벌이고 있다. 세계적인 IT기업들이 의료기기 사업에 진출한 가운데 국내 기업인 삼성전자와 LG전자도 뒤늦게 시장에 뛰어들었다. 의료기기 시장은 고령화와 스마트 기기 발전으로 성장 가능성이 커 기업들이 주목하는 분야다.

디지털 의료 시장은 꾸준히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에 따르면 2016년 의료·병원 관련 디지털 시장 매출규모는 전세계 471조원이다. 최근 4년간 15.7% 성장한 수치다. 전자의료기기 시장은 지난해말현재 380조원규모로 커졌다.

의료기기 시장이 커지면서 네덜란드 전자기기 업체 필립스, 독일 전자전기 기업 지멘스 등 해외 IT기업들은 의료기기 시장에 진출한 지 오래다. 여기에 국내 IT기업들도 후발 주자로 따라 나서고 있다. IT업계는 디스플레이 기술 등 의료 기기에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을 보유해 시장 진출이 수월하다.

삼성전자는 혈액검사기를 비롯해 이동식 엑스레이, 초음파 진단기기를 출시했다. 진단 의료기기에 전자 기술을 접목한 것이다. 또 초음파 진단기 제조업체 메디슨을 비롯해 심혈관 검사 기술을 가진 넥서스, 이동식 컴퓨터 단층촬영(CT) 업체 뉴로로지카 등 의료기기 기업도 인수했다

LG전자는 스마트폰이나 TV를 개발하는 디스플레이 기술을 이용해 의료용 영상 기기를 개발했다. LG전자가 만든 고해상도 의료용 모니터는 색 재현 능력이 뛰어나 수술 정확도를 높인다. 곧 진단 차트를 판독하는 임상용 모니터, 엑스레이 촬영 결과를 디지털 파일로 바로 전송하는 디지털 엑스레이도 출시된다.

국내 중소 IT기업도 의료 기기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중소기업들은 대부분 부품을 만들어 대기업과 협약을 맺거나 납품하고 있다. 의료기기 시장이 커지면서 중소기업 또한 의료기기 부품 연구가 늘어나게 된 것이다.

레이저 및 초음파 의료기기 중소 제조업체 원텍은 IT기술을 접목해 헬멧형 탈모레이저치료기 헤어뱅(Hairbang)을 만들었다. 헤어뱅은 40개국으로 수출해 올해에만 60억 매출을 올렸다.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IT업계의 의료기기 시장에 대한 투자는 갈수록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고령화 시대에 평균 나이가 올라가며 의료기기 소비가 늘어난 탓이다. 미국 통계청은 2050년에 만 65세 이상 인구가 15억 6500만명까지 늘어나 전체 인구 16%를 차지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개인 전자기기를 이용해 건강관리를 하는 사람들이 늘어난 것도 이유다. 최근 급부상한 스마트 헬스케어는 스마트폰이나 전자 기기를 통해 건강상태를 스스로 진단하고 관리하는 방법이다. 그 종류도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application), 스마트 워치(Smart watch), 스마트 밴드(Smart band) 등으로 다양하다.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에 따르면 스마트 헬스케어 기기 시장은 현재 약 9조원 규모로 집계된다. 앞으로 매년 10% 이상 성장해 2019년에는 13조원 규모까지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임민혁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 홍보지원팀장은 “스마트폰이나 통신기술이 발전하면서 의료기기부문에서도 시간이나 거리 등 제약적인 것을 극복하고 부가가치를 창출하려 한다”며 “환자들이 질병을 고치기 위해 최적화된 IT기술을 요구하고 있기에 자연스레 시장이 형성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국가에서 안전, 보안, 개인정보 등 규제하려는 부분이 많아 전자 의료기기 등이 쉽게 발전할 수 없었다”며 “(정부가) 규제를 완화해 스마트 의료기기 시장이 활발하게 형성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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