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원급 등 상위직급은 긍정적 평가…젊은 직원들은 "실망스럽다"는 반응 많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순실 국정농단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 사진=뉴스1

 

 

최순실 국정농단 1차 청문회가 열린지 2주가 지난 가운데 당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청문회에 대한 내부 평가가 엇갈린다. 일반 직원들은 실망스러웠다는 반응이 많지만 임원 이상 급에선 잘 대처했다는 평이 우세한 양상이다.지난 6일 열린 최순실 국정농단 청문회는 사실상 이재용 부회장 청문회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질문 중 절반이상이 이재용 부회장에게 쏠렸고, 평소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그가 나타났다는 것만으로도 이목이 쏠렸다.이날 이재용 부회장이 가장 많이 한 발언은 ‘송구스럽다’와 ‘기억이 나지 않는다’였다. 최순실과 정유라 특혜 지원 의혹에 대해선 보고를 받지 못했다고 부인했다. 쏟아지는 의원들의 질문과 간간히 나오는 호통에도 이재용 부회장은 연신 사과하고 난처해하는 모습으로 위기를 모면했다. 참다못한 박영선 의원이 “계속 모르겠다고 하는데 경영권을 다른 유능한 사람에게 넘기는게 어떻냐”고 꼬집었을 때도 “나보다 능력 있는 분이 있다면 얼마든지 넘기겠다”며 여유롭게 받아넘겼다. 흥미로운 점은 이재용 부회장의 청문회에서의 모습에 대해 삼성 내부 직급에 따라 평이 갈리는 모습을 보인다는 것이다. 일반 사원들은 대체로 실망했다는 분석이 주를 이뤘다. 한 삼성전자 직원은 “다른 재계 총수들에 비해 어눌한 모습을 보여 평소 생각한 냉철한 이미지가 깨졌다고 생각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청문회 당시 안민석 의원은 “이런 상태로 가면 직원들에게 탄핵받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하지만 상위 직급에서의 평은 차이가 있다. 조직입장에서 보면 이재용 부회장이 큰 탈 없이 청문회를 치룬 것은 칭찬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 재계 관계자는 “삼성 고위급 임원들은 이재용 부회장 청문회 후 그의 노련함에 대해 칭찬하고 있다”며 “그동안 삼성 임원들 사이 이재용 부회장이 조직을 이끌 수 있을까에 대한 의문이 있었는데 이번 청문회로 이를 어느 정도 해소시킨 측면도 있다”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이날 청문회 위원들은 이재용 부회장을 집중 포화했지만 실질적 소득은 없었다.박주근 CEO스코어 대표는 “이재용 부회장의 청문회 모습은 법률적 위기를 잘 방어했다는 점에서 임원들의 분석이 맞다”며 “다만 주주와 직원들 입장에서 보면 당시 청문회 태도를 보고 실망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한편 청문회 위기를 넘긴 이재용 부회장은 더 큰 난관인 특검 수사를 앞두고 있다. 특검은 이미 장충기 미래전략실 차장(사장)과  박상진 삼성전자 사장​을 조사했으며 조만간 이재용 부회장 역시 소환조사할 가능성이 높다. 이재용 부회장은 현재 출국금지 조치가 내려진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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