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점주주 중심 경영체제 구축에 '왕따설' 나돌아…내년 3월 임기 만료 이사회 의장 거취도 주목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지난 15일 서울 정부서울청사에서 우리은행 과점주주 5곳 대표자들과 간담회를 가지며 '경영 자율성 보장' 등 과점주주에 힘을 실어주겠다는 약속을 전했다. / 사진=뉴스1

우리은행이 민영화 이후 사외이사진 재편 작업에서 잡음을 내고 있다. 정부는 과점주주 5개사가 추천한 새 사외이사가 주도적으로 우리은행장 선출 등 은행을 이끌어 가도록 경영 독립성을 보장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이 과정에서 기존 사외이사들이 '찬밥신세'로 전락할 수 있다는 불만을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의 민영화가 마무리되면서 사외이사진 재편 작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우리은행 과점주주 5개사는 사외이사 5명을 추천했다. 이들이 이사진에 합류하게 되면서 현재 재직 중인 사외이사 6명은 전원 퇴진하고 이사회는 신규 사외이사로 꾸려질 가능성이 큰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하지만 우리은행 관계자는 "과점주주 추천 사외이사 5명이 들어오면서 기존 사외이사가 전원 퇴진할 가능성이 있다는 말은 잘못된 정보"라며 "은행에서도 결정된 바 없다"고 설명했다.

아 관계자는 "기존 사외이사 임기가 남아 있는 상황이다. 정부나 은행 측 누구도 그들에게 나가라고 통보할 수 없다"며 "기존 사외이사들이 남겠다고 한다면 과점주주가 선임한 사외이사와 같이 가야 한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달 30일 우리은행 임시 주주총회서 선임이 확정될 새 사외이사 5명은 정부 방침대로 차기 우리은행장 선임에 적극 목소리를 낼 수 있게 된다는 점이다. 차후 과점주주가 추천한 사외이사를 중심으로 임원추천위원회(임추위)가 구성되기 때문이다. 차기 우리은행장 후보도 과점주주가 추천한 사외이사를 중심으로 구성한 임추위가 선정하게 된다.

이를 위해 과점주주 사외이사 중 한 명이 새 의장을 맡을 가능성이 높다. 이에 현 이사회 의장인 홍일화 이사 임기가 내년 3월에 만료되지만 이사회 의장을 내놓고 사퇴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기존 사외이사도 퇴진할 가능성이 그만큼 크게 점쳐지고 있다.

기존 사외이사 6명의 임기를 보면 홍일화(여성신문 우먼앤피플 상임고문) 이사장과 함께 천혜숙(청주대 경제학과 교수), 정한기(호서대학교 교양학부 초빙교수), 고성수(건국대학교 부동산대학원 원장) 등 4명은 내년 3월 임기가 끝난다. 이호근(연세대 경영대학 교수), 김성용(한국비교사법학회 이사) 사외이사는 2018년 3월 임기가 만료된다. 


우리은행 과점주주가 추천한 새 사외이사는 신상훈 전 신한금융지주 사장(한국투자증권 추천), 장동우 IMM인베스트먼트 대표(IMM PE), 톈즈핑(田志平) 푸푸다오허 투자관리유한공사 부총경리(동양생명), 박상용 연세대학교 명예교수(키움증권), 노성태 전 한화생명 연구원장(한화생명) 등 5명이다.

이들은 오는 30일 임시 주주총회에서 선임이 확정된다. 정부는 이미 과점주주들이 주도적으로 우리은행을 이끌어갈 수 있도록 경영 독립성을 보장하겠다고 약속해 놓은 상태다.

이에 금융권에선 과점주주 추천 사외이사 5명이 이사진에 합류하게 되면 현재 재직 중인 사외이사 6명과 마찰이 생길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기존 사외이사들이 행장 선임 등에서 배제된다는 인식 때문에 불만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며 "아무래도 기분이 안 좋을 것이다. 본인들도 사외이사인데 과점주주 사외이사에 밀려 '왕따'라는 이야기까지 나온다"고 밝혔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기존 사외이사로부터 반발이 없도록 하고 과점주주 사외이사 또한 민영화 취지에 맞게 은행과 의견을 교환하도록 이끌어 나가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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