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판매 실적 전무, 리콜 지연
폴크스바겐 판매 딜러사의 경영난 심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달 국내 판매가 전무했음에도 폴크스바겐 딜러사가 고객 신뢰를 위한 이벤트를 강화에 나서는 등 내년도 영업 준비에 열을 올리고 있는 탓이다. 아울러 아우디폴크스바겐코리아가 리콜 계획서 보완 서류 제출을 연기해 딜러사의 영업 재개 일정은 미뤄질 전망이다.
16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폴크스바겐 차량의 국내 판매 실적은 전무했다. 지난 9월 디젤게이트 여파로 주력 차량 대부분의 국내 판매가 중단된 이후에도 줄곧 판매가 유지됐으나 지난달 재고 소진으로 판매가 멈췄다. 폴크스바겐 판매 전시장 한 영업직원은 "전시장에 차는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달 들어 폴크스바겐 공식딜러사는 텅 빈 차량 전시공간을 활용해 전시회 등 고객친화 이벤트를 개최하고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확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남대구·대구·포항 등에서 폴크스바겐 전시장을 운영하는 지엔비오토모빌은 오는 10일부터 사진공모전을 열고 수상작품을 판매 전시장에 전시한다는 계획이다. 내달 22일에는 전시장 내에서 무선조종 자동차 대회를 열고 고객친화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서울 강남·역삼·방배·동대문과 경기 일산·수원·구리 등에서 폴크스바겐 전시장을 운영하는 클라쎄오토는 방배전시장 차량 전시공간을 활용해 지적 장애인 작가의 미술작품을 전시하고 있다. 작품 구매 및 기부도 가능하다는 게 클라쎄오토 설명이다. 이병한 클라쎄오토 대표이사는 “앞으로도 고객 만족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다양한 컨텐츠를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문제는 아우디폴크스바겐코리아가 딜러사에게 약속했던 운영 지원금 지급 기간이 종료되면서 딜러사 경영난이 가중되고 있다는 데 있다. 앞서 아우디폴크스바겐코리아는 딜러사에 환경부의 판매정지 처분이 내려진 9월부터 11월까지 매달 약 50억원씩 총 150억원 가량을 지원한 바 있다. 딜러사 한 곳당 6억원 내외로 지급됐던 지원금이 사라진 셈이다.
아우디폴크스바겐코리아 관계자는 “지원금이 줄긴 했으나 지원금 지급을 전면 중단하지는 않았다”며 “전시장 임대료와 같은 제반 비용은 딜러사 상황에 따라 차등해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딜러사 간 경영 갈등도 커지고 있다. 내년 2분기로 예정된 영업 재개에 대한 대처가 어려운 곳도 있기 때문이다. 지엔비오토모빌과 클라쎄오토는 사랑의 쌀 기부, 임직원 기부장터, 불우학생 장학지원 등 다양한 사회적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지만 지방에 있는 소형 딜러사는 그마저도 어렵다.
실제로 폴크스바겐 공식딜러 8개사 중 지방에 있는 대부분 딜러사는 내년 영업 재개를 위한 고객감사 이벤트 등을 준비하고 있지 못하다고 밝혔다. 한 지방 딜러사 마케팅 담당 직원은 “현재로썬 수익이 날 수가 없다 보니 이벤트나 내년 영업 재개에 대한 준비는 전혀 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판매 전시장에서 간단하게 진행했던 고객감사 사은품도 없다”고 말했다.
한편 아우디폴크스바겐코리아는 지난 14일이었던 리콜 추가 서류 제출 시한을 뒤로 미뤘다. 아우디폴크스바겐코리아 관계자는 “보다 완벽한 준비를 하기 위해 서류 제출 시기를 늦춰 달라고 요청한 것”이라며 “구체적인 일자를 밝힐 수는 없지만, 연내 리콜계획서를 제출할 예정”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