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금융노조 "금융지주 계열사가 첫 표적…노조 합의없는 일방적 진행 반대"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은 16일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성과연봉제 강제 도입 저지 결의 대회를 열었다. / 사진=이준영 기자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은 일방적 성과연봉제 도입이 2금융권으로도 확대되고 있다며 이를 저지하겠다고 16일 밝혔다. 특히 금융지주 계열 카드사와 보험사의 성과연봉제 도입 시도를 우려했다.

이날 사무금융노조는 서울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었다. 김현정 사무금융노조 위원장은 "금융공기업에 이어 지난 12일 시중은행이 노조 동의 없이 성과연봉제를 이사회로 통과시켰다"며 "이제 2금융권 차례다. 이미 KB국민카드, KB손해보험, 서울보증보험 등에서 성과연봉제를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성과연봉제는 금융 공공성을 고려하지 않고 경쟁만 심화시켜 불완전 판매 등을 일으킨다"며 "특히 노조와 합의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하는 성과연봉제 도입을 반대한다"고 말했다.

특히 사무금융노조는 금융지주 계열 금융사들이 성과연봉제 확대 도입의 첫 표적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금융지주 회장이 계열사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기 때문이다. 지난 12일 금융지주 계열 시중은행들은 노조 동의 없이 일제히 긴급 이사회를 열어 성과연봉제 도입을 의결했다.

김경수 사무금융노조 대외협력국장은 "금융지주 계열 은행들이 성과연봉제 도입을 일방적으로 의결했다"며 "금융지주 회장이 사실상 계열사 인사권을 가지고 있어 영향력이 절대적이다. 이제는 금융지주 계열 보험사와 카드사, 증권사 차례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KB금융지주가 최대주주로 있는 KB국민카드와 KB손해보험은 성과연봉제 확대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KB국민카드는 고정상여금 비중을 기존 27%에서 13.5%로 줄이고 변동성과급 비중을 17% 이상 확대하려 한다. KB손보는 임금에서 차지하는 성과급 비중을 기존 5%에서 10~15%로 확대하려 한다.

이경 KB국민카드 노조 지부장은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이 전 계열사에 성과연봉제 확대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며 "계열사 인사권을 진 윤종규 회장이 계열사 성과연봉제를 사실상 이끌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지주 계열사 외에 SGI서울보증보험도 성과연봉제 확대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기존 1, 2급에만 적용했던 성과연봉제를 3급까지 적용하려한다. 성과급 차등폭도 기존 15%에서 30%로 확대할 계획이다. 서울보증보험은 예금보험공사가 지분 94%를 가지고 있다. 정부 소유 금융사로 볼 수 있다. 서울보증보험 노조는 이를 막기 위해 오는 19일 총파업 출정식을 갖는다.

김현보 SGI서울보증보험 노조 수석부위원장은 "중앙노동위원회가 조정 종료 결정을 내렸다. 이후 조합원들이 파업 찬반투표에서 95%로 찬성했다"며 "파업의 시기와 강도는 논의 중이다"고 말했다.

이에 SGI서울보증보험 관계자는 "성과연봉제를 확대하는 이유는 성과가 좋은 직원들에게 보상을 높여 동기부여를 해야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KB국민카드 관계자는 "성과에 따른 차등 보상은 조직 생산성도 높일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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