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감 없어…시중은행 "장기 가능성 보고 진출"
한국 시중은행들이 중국으로 앞다퉈 진출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13일 중국에 18번째 지점을 열었다. 그러나 지난해말 총자산 기준 중국 은행업 시장에서 한국계 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은 0.07%에 불과했다.
중국에 진출한 한국 은행은 우리, KEB하나, 신한, 기업, 국민, 산업, 대구, 부산, 수출입, 농협 등이다. 이들 한국계 은행 지난 6월 말 기준 총자산 규모는 1351억 위안(한화 22조4738억원)으로 지난해말보다 2% 늘었다. 그러나 올해 상반기 당기순익은 9800만 위안(163억원)으로 전년동기보다 68.7% 급감했다.
부실대출 가능성이 큰 고정 이하 여신비율도 지난 6월 말 기준 1.8%로 증가하는 모습이다. 한국계 은행들의 고정 이하 여신 비율은 2012년 말 0.4%에서 2013년 말 0.7%, 2014년 말 1.27%, 지난해 말 1.55%로 계속 오르는 중이다. 고정이하 여신비율은 은행의 자산 건전성을 나타내는 지표인데, 높을수록 위험하다.
그럼에도 국내 은행들은 꾸준히 중국행을 택한다. 신한은행은 지난 13일 중국 장강 삼각주 경제권에 있는 옌청시 경제개발구에 중국내 18번째 지점 옌청 분행을 열었다. 옌청은 한중 자유무역협정(FTA)협력지역으로 선정된 곳이다. 이창구 신한은행 부행장은 "앞으로도 중국 진출 네트워크 현지화 전략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언급했다.
우리은행도 지난 10월 중국 심양에 분행을 열었다.우리은행 중국법인은 2007년 11월 설립 돼 현재 중국내 21개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다.
중국 은행권은 규모나 인력 시스템 측면에서 한국을 월등히 뛰어 넘는다. 중국 최대 국영은행인 공상은행의 경우 시가총액 세계1위다. 중국은행, 중국농업은행, 중국건설은행과 함게 중국 4대 국영상업은행 중 하나로 꼽힌다.
공상은행의 올 상반기 직원 수는 45만8711명, 농업은행 49만9059명, 중국은행 30만3161명에 달한다. 경기 둔화로 은행 당 수 천명을 감원했지만, 우리나라 은행권 직원수 13만2170명(상반기)와는 비교도 되지 않는다.
중국 은행들의 1~2만개에 달하는 지점수와 비교해봐도 한국계 은행들이 중국에서 큰 수익을 얻는 것은 무리다.
중국에 진출한 한국계 은행 직원들도 이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을 내놨다. 현지 진출 은행권 관계자는 "영업망이 2~30개에 불과한 한국계 은행들이 중국에서 성공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의 창구 역할을 뛰어넘기 힘들다"고 토로한 바 있다.
그러나 이를 다르게 바라보는 시각도 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당장 이익이 나느냐 안나느냐를 가지고 일희일비할 문제는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은행이 당장 해외에 투자를 하고 진출한다고 단기간에 수익이 날 수는 없다"며 "베트남에 진출한 신한은행의 경우 좋은 성적을 나타내고 있는데, 진출한지 20년이 넘었다"고 전했다.
우리은행 관계자 역시 "한국 교민, 기업을 상대로 영업을 하던 초기와 달리 현지화를 이뤄야 살아남을 수 있다"며 "현지에 제대로 안착하려는 의지를 통해 꾸준히 발전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