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우리·하나 등 임기 만료 앞둔 은행장들 실적 내기에 분주

조용병 신한은행장과 이광구 우리은행장(왼쪽부터) 이 대화하고 있다. 이 외에 함영주 하나은행장 등 은행장들이 내년 연임을 위해 실적 경쟁에 나서고 있다. / 사진=뉴스1

 

시중은행장들이 연임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임기 만료를 앞둔 시중은행장들이 살아남기 위해 실적 개선과 함께 성과연봉제 도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조용병 신한은행장, 이광구 우리은행장, 함영주 KEB하나은행장 등이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이광구 행장 임기는 이번 달 30일이었으나 민영화 절차로 인해 내년 3월까지 연장됐다. 금융지주 회장 중에서는 김용환 NH농협금융지주 회장 임기가 내년 4월까지다.

은행장들은 연간 실적높이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최근 이들 시중은행을 포함해 7개 시중은행은 성과연봉제를 이사회에서 통과시켰다. 노조와 합의 없이 동시에 이사회를 열어 통과시켜 법적 다툼이 이어질 것을 각오한 행위라는 게 노조의 입장이다. 다만 시중은행 입장에선 금융당국에서 금융개혁의 일환으로 내새운 성과연봉제를 도입해야 당국 눈치보기에서 벗어날 수 있기 때문에 강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외에도 경영진 입장에서는 연말 실적이 중요한 상황이다. 이 실적이 곧바로 내년 임기 연장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광구 우리은행장은 민영화 성공으로 구성된 과점주주들에게 능력을 검증받기 위해서는 좋은 실적이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다. 일단 이 행장은 민영화 성공으로 연임에 유력한 상황이다. 함영주 하나은행장도 하나·외환은행 통합 성과로 연임이 유력하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다만 이광구 은행장은 옛 한일·상업 은행 출신 사이에 나오는 세력 다툼을 리더십을 가지고 이끌고 있지 못하다는 내부 지적을 받고 있어 연임 여부는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함영주 하나은행장도 올해 실적이 다른 은행보다 낮게 나올 경우 연임 여부에 잡음이 발생할 수 있다.

조용병 신한은행장 역시 차기 신한금융지주 회장 자리를 놓고 위성호 신한카드 사장과 경쟁을 벌이고 있어 무엇보다 실적이 기본이다.

김용환 NH농협금융지주 회장도 연임을 위해선 실적을 챙겨야 한다. 그동안 NH농협금융지주 회장 가운데 연임된 사례는 없었다. 다만 최근 부행장 80%를 대거 교체하며 실적 다지기에 나선 만큼 상반기 적자 실적을 회복시키면 연임 가능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김 회장은 지난달 각 자회사를 직접 방문하고 목표 달성을 독려한 바 있다.

이에 실적 경쟁이 커져 금융권에 불완전판매 등 소비자 보호를 소홀히 하는 분위기가 커질 것에 대해선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김주원 농협은행 관계자는 "과도한 실적 경쟁을 벌이면 불완전판매 등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며 "은행장들 입장에선 영업 실적이 준법 행위보다 더 급할 수 있다. 하지만 소비자 피해를 무시해선 안 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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