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만에 뜯어진 타이어···현대차 “금시초문”
현대차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에 장착한 타이어의 약한 내구성이 또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짧은 주행거리에도 타이어가 뜯어지는 청킹(Chunking)현상이 발생한다는 소비자 불만이 제기된 탓이다. 지난해 3월 제네시스는 타이어 전량 리콜을 실시했지만 청킹 현상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차주가 타이어 불량을 입증해야하는 터라 무상교체는 하늘의 별따기다.
문제가 된 제네시스 타이어는 독일산 콘티넨탈 타이어다. 제네시스는 지난해 3월 타이어 결함 문제로 전량 리콜했다. 당시 제네시스는 한국타이어 제품을 탑재했다. 한국타이어 제품에서 공명음과 진동 문제가 불거지자 제네시스는 G380과 G330 모델 타이어를 콘티넨탈과 미쉐린 타이어로 무상 교체했다.
제네시스는 이후 모델에서 기존 한국타이어를 떼어냈다. 지난해말 출시한 EQ900은 콘티넨탈 타이어와 미쉐린 타이어를, 2016 G80과 2017 G80 스포츠는 콘티넨탈 타이어를 장착했다. 제네시스가 한국타이어를 버리고 외국산 타이어로 업체를 바꾼 것은 타이어 결함 문제를 뿌리 뽑겠다는 의지였다. 하지만 새로 갈아끼운 콘티넨탈 타이어에서도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제네시스 콘티넨탈 타이어 문제는 A씨만 겪은 일이 아니다. 이에 일부 제네시스 차주들은 콘티넨탈 타이어를 '지우개'라고 부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쉽게 무르고 찢어지는 특성에 빗댄 악칭이다. 그만큼 타이어 내구력이 약한 것이다.
울진에 사는 B씨 역시 제네시스 콘티넨탈 타이어에 불만을 갖고 있다. B씨는 "어느 날 확인해보니 앞바퀴가 뜯어져 있었다. 어디 찍히거나 긁힌 적이 없어 의아했다. 바로 정비소에 갔는데 고객 과실이라는 대답만 돌아왔다"라며 "현대차 지역 주재원에게 타이어 뜯김 현상을 보여줬지만 명확한 답을 얻지 못했다. 타이어 회사에 연락해보라는 말만 들었을 뿐"이라고 전했다.
제네시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이같이 타이어 불만을 토로하는 게시글이 많다. "제네시스 DH 200㎞도 안 탄 콘티넨탈 타이어가 뜯기기 시작했다", "G80 스포츠 콘티넨탈 새 타이어인데 뜯김 현상이 발생했다"등 의견이 게시돼 있다. 타이어는 5만~6만㎞ 주행 후 교체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다만 콘티넨탈 타이어는 타이어 손상이 훨씬 빠르게 진행된다고 볼 수 있다.
한 커뮤니티 이용자는 "이제 겨우 1000㎞ 탔는데 터져버리니 속상하다. 말로만 듣던 지우개 타이어를 실감했다"라며 "70㎞ 속도로 조금 팬 도로에서 차량이 덜컹 한 번 하고 10초 후 공기압 경고등이 들어와서 확인했더니 앞 타이어가 터져 있었다. 이 정도 충격에 터질 거라곤 생각도 못 했다. 무상보증도 안된다고 하더라"라고 털어놨다.
해외 타이어 정보 사이트(tirerack.com)에도 콘티넨탈 타이어 품질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2010년형 혼다를 모는 한 소비자는 "콘티넨탈 타이어로 약 8000㎞를 탔다. 타이어 소음이 심하고 운전할 때마다 진동을 느낀다. 다신 이 브랜드를 사지 않을 것"이라 적었다. 2016 아우디 A7 운전자는 "차를 산지 3일째 처음으로 타이어가 퍼졌고 두 달 뒤에 다시 퍼졌다. 깊지 않은 웅덩이를 지났을 뿐인데 타이어 두 개가 나가버렸다. 이는 최악의 타이어"라고 평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이에 대해 "금시초문이다. 타이어는 완성차 업체보다는 타이어 회사가 품질 보증해야 한다"라며 "아직 확인되지 않은 사안인 만큼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다. 관련 사항을 알아보겠다"고 답변했다.
콘티넨탈 타이어 한국지사 관계자는 "타이어 회사가 타이어 품질 하자를 책임질 지 여부는 사안에 따라 다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