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드나이츠-레볼루션, 출시 후 흥행 성공…형제 게임의 승부 ‘관심’
국내 대표 역할수행게임(RPG) ‘리니지’의 후손들이 모바일게임 시장에서도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리니지 지적재산권(IP)을 활용한 엔씨소프트의 ‘리니지 레드나이츠’와 리니지2 IP를 활용한 ‘리니지2 레볼루션’ 모두 초반 흥행에 성공했다. 이제는 두 형제 게임중 누가 1위 자리를 차지할 것인지에 대해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동명 만화를 원작으로 한 PC 온라인 RPG 리니지는 1998년 출시 이후 18년간 꾸준한 사랑을 받아왔다. 국내에서는 리니지를 모르는 게임 유저가 없을 정도로 이미 고유명사화 된지 오래다.
엔씨가 리니지 IP를 기반으로 모바일게임을 개발한다고 발표했을 때, 여러 전문가들은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나타냈다. 리니지라는 IP의 파급력을 생각하면 성공 가능성이 높지만, 반대로 잘못 만들 경우, 원작 이미지까지 망칠 염려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잇따라 출시된 리니지 IP 기반 모바일게임들이 초반 흥행에 성공하면서, 이러한 우려는 점차 사라지고 있다.
먼저 포문을 연것은 엔씨의 리니지 레드나이츠다. 지난 8일 한국을 비롯해 대만, 동남아시아 등 12개국에 동시 출시된 레드나이츠는 기존 리니지를 기반으로 만든 모바일 액션 RPG다. 8등신의 캐릭터가 등장하는 원작의 진중한 분위기와 달리 귀여운 3등신 캐릭터를 등장시켜 유머러스하고 캐주얼한 분위기를 강조했다.
레드나이츠는 엔씨가 국내에 출시하는 첫 번째 자체 개발 모바일 게임이다. 출시에 앞서 진행된 비공개 베타테스트(CBT)에서 혹평을 받으며, 출시 당일 엔씨 주가가 9%이상 하락하기도 했다. 그러나 출시 다음날인 지난 9일 애플 앱스토어에서 최고 매출 순위 1위를 기록한 데 이어 12일에는 구글 플레이스토에서도 최고 매출 1위에 올랐다. 엔씨가 출시한 모바일게임 가운데 양대 마켓 매출 1위 석권은 이번이 처음이다.
레드나이츠의 초반 흥행 성공으로 엔씨는 한시름 놨다는 분위기다. 레드나이츠를 시작으로 내년초부터 ‘리니지M’ 등 리니지 IP를 활용한 또 다른 모바일게임들이 출시를 준비중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승승장구하던 레드나이츠의 앞길을 막아선 게임이 등장했다. 바로 넷마블이 리니지2 IP를 활용해 개발한 리니지2 레볼루션이다. 리니지2 레볼루션은 출시전부터 340만명이 사전예약에 함여하는 등 유저들의 큰 관심을 받아왔다. 레볼루션은 모바일 MMORPG로 원작의 감성을 재현한 광대한 오픈필드와 캐릭터, 공성전, 혈맹 시스템 등이 특징이다. 여기에 최신 그래픽 엔진인 언리얼4로 제작돼 화려한 그래픽을 자랑한다.
레볼루션의 인기는 출식 직후부터 증명됐다. 넷마블은 14일 0시에 출시를 예고했지만 접속자 폭주 등으로, 유저들은 오전 1시에나 서버에 접속할 수 있었다. 이후 레볼루션은 기존 매출 1위였던 레드나이츠를 제치고 출시 8시간 만에 애플 앱스토어 매출 1위를 차지했다. 아울러 14일 오후 3시 기준, 100개 서버 모두 ‘혼잡’을 나타내고 있으며, 일부 서버는 수천명의 접속 대기자도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다.
넷마블측은 레볼루션 공식카페의 경우, 하루 만에 8만명이 추가 가입해 현재 47만명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이완수 넷마블 본부장은 “출시 하루 만에 좋은 성과를 거둬 기쁘다. 이용자들이 레볼루션을 즐기는데 불편함이 없도록 안정적인 서비스와 운영에 주력하겠다”며 “꾸준한 이용자 증가세로 신규 서버 오픈을 검토 중에 있다”고 말했다.
이번 레볼루션의 흥행은 내년 상반기 코스피 상장을 앞둔 넷마블에게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넷마블은 기존 장기 흥행게임인 ‘모두의마블’과 ‘세븐나이츠’ 등으로 모바일업계 1위 자리를 유지해 왔다. 그러나 올해 출시한 신작 게임중 ‘스톤에이지’를 제외하곤 이렇다할 흥행작이 없어 고민이 많은 상황이었다. 여기에 직원 사망사건, 저작권 침해 소송 등 불미스러운 사건들도 연달아 터져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아직 초반이지만 레볼루션이 지금과 같은 흥행세를 이어간다면, 내년 코스피 상장에서 유리한 고지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상황에서 엔씨도 14일 레드나이츠 첫 업데이트에 나서는 등 순위 유지에 힘을 쏟고 있다. 엔씨는 레드나이츠가 1위 자리를 지키는 것이 가장 좋지만 레볼루션의 흥행도 나쁘지 않다는 입장이다. 레볼루션이 흥행하면 할수록 리니지2 IP 대여를 통한 로열티 수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이미 두 게임모두 초반 흥행에 성공하면서 리니지라는 IP를 모바일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시킨 것도 엔씨에게는 큰 성과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이제는 게임을 잘만드는 것보단 기존 인기 IP를 잘 활용하는 것이 더욱 중요한 시대가 됐다”며 “레드나이츠와 레볼루션이 연달아 흥행에 성공하면서, 다른 업체들도 기존 인기 IP를 활용한 게임 개발에 더 열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