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구체적 정황 확보 세월호 7시간보다 수사 수월…“여론 만족할 최소한의 성과”

박영수 특별검사가 5일 오전 서울 서초구 법무법인 강남 사무실앞에서 브리핑을 마친 후 사무실로 들어서고 있다. / 사진=뉴스1

 

 

최순실 게이트를 수사할 박영수 특검수사팀이 대치동에 사무실을 꾸리고 본격 수사에 착수한다. 법조계에선 특히 이번 특검에서 재계 수사, 특히 삼성에 대한 부분은 확실히 짚고 넘어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번 특검 수사팀의 수사대상은 최순실 공공기관 인사 개입 의혹, 미르·K스포츠 설립 관련 의혹, 삼성이 승마 협회 등과 정유라의 승마 훈련을 지원하고 기업 현안을 해결하려 했다는 의혹, 세월호 대통령 7시간 행적 의혹 등 총 14가지다.

특검에게 주어진 시간은 많지 않다. 특검보 4명 및 파견검사20명, 수사관 40명으로 구성될 특검은 내년 2월 28일까지 수사를 마쳐야 한다. 특검팀 요청으로 3월 30일까지 기간을 연장할 수 있지만 이를 승인할 박근혜 대통령의 직무가 정지된 상태여서 사실상 2월 28일이 마지노선이다. 박영수 특검이 넘겨받은 수사 자료는 2만 쪽에 달하는 1톤 분량이다.

대통령까지 수사 대상에 올려야 하는 특검이 어떤 성과를 거둘지 미지수지만 적어도 삼성과 관련된 수사만큼은 성과를 낼 것이란 전망이 많다. 우선 수사 상황과 여론 때문이다. 한 검찰 특수통 관계자는 “현재 특검 수사 대상을 보면 청와대 관계자를 불러들여 하나하나 조사해야 하는 만만치 않은 작업”이라며 “특검에 대한 기대치와 성과를 생각해서라도 어느 정도 구체적 정황이 확보된 삼성만큼은 잡고 넘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특검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과 기대치가 지대한 만큼 박영수 특검은 현재 무조건 성과를 내야한다는 압박감을 받고 있다.

 

 

지난달 검찰 특별수사본부 수사관들이 '정유라 특혜지원 의혹'과 관련해 삼성 서초사옥에서 압수수색을 마친 후 압수물품을 가지고 사옥을 나서는 모습. / 사진=뉴스1

 

 

사람들의 이목이 쏠려 있는 세월호 참사 당일 대통령 행적 7시간은 특검에서 들여다볼 예정이지만 해당 의혹은 검찰 특별수사본부에서 사실상 손을 못 댄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에서 처음부터 청와대 경호실 관계자 등을 통해 조사해야 하는데 쉽지 않은 작업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 대통령의 ‘제3자 뇌물죄’는 수사가 상대적으로 수월하다.

이를 입증하기 위해 특검은 재계 수사를 가장 먼저 진행할 예정이다. 특히 삼성은 이미 세 차례 압수수색을 통해 자료를 일찌감치 확보했고 최순실 모녀를 지원한 구체적 정황도 밝혀졌다. 해당 수사를 완벽하게 진행해 박근혜 대통령 탄핵사유로 포함된 제3자 뇌물죄를 적용한다면 현재 특검에 쏠린 국민의 기대감을 어느 정도 충족시키기에 충분하다.

박영수 특별검사가 ‘재계 저승사자’라는 점도 이 같은 사실을 뒷받침한다. 그는 현직 시절 최태원 SK회장과 정몽구 현대차 회장을 구속기소한 인물이다. 증거가 다수 확보된 데다 지휘검사가 가장 자신 있는 분야인 만큼 해당 부문에서만큼은 성과를 낼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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