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란종계마저 전체의 35.4%가 살처분…6개월까지 장기간 공급 애로 가능성

전국적인 AI 발병으로 계란값 상승이 예고된 8일 오전 서울 이마트 용산점에서 한 시민이 계란을 고르고 있다. 이마트등 주요 마트들은 AI발병으로 대규모로 이뤄지는 가금류 살처분으로 계란 생산량이 감소하자 계란 판매가를 평균 5% 등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 사진=뉴스1.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의 확산으로 계란가격이 치솟으면서 소비자 불안도 커져가고 있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말부터 전국적으로 이뤄진 가금류 살처분에 따라 알을 낳는 산란계가 급속히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계란 한 판의 평균 산지 가격이 3951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대비 30% 가량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AI로 산란기에 있는 닭의 숫자가 감소하면서 계란 공급이 줄어든 탓이다. 지난달 16일 올 겨울 첫 AI 확진 판정이 내려진 이후 현재까지 전국에서 살처분된 산란기 닭만 680만 마리가 넘는다. 이는 국내에서 사육 중인 전체 산란계의 9.8%에 이른다.

계란 한판 평균 소매값도 오르기 시작했다. 지난해 대비 15% 가량 치솟았다. 경기도 일부 지역에선 계란 한 판의 가격이 7000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일부 대형마트에선 사재기 조짐이 보이자 계란 구매를 한 사람에 한 판으로 제한해 판매하고 있다.

계란값 상승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전국일시이동중지명령으로 14일 자정까지 계란의 유통이 전면 금지되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공급 부족 현상은 더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대형마트에서는 계란 품귀 현상이 가격 인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마트와 롯데마트는 계란 판매가를 평균 5% 인상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이마트에서 알찬란 30구(대란 기준) 소비자가는 기존 5980원에서 6280원에 판매하고 있다. 롯데마트에서는 무항상제 행복대란(30입/대란)이 6300원, 행복생생란(30입/특란)에 팔리고 있다. 일반 계란들 마저도 개당 소비자 가격이 200원을 넘어섰다.

김경구 농림축산식품부 식품산업정책실장은 “산란계의 종자 역할을 하는 산란종계마저 전체의 35.4%가 살처분 된 상황”이라며 “장기적으로 6개월 후 까지 계란 수급에 영향을 미칠것”이라고 내다봤다. 정부는 일단 AI가 발생하지 않은 농가의 계란 생산을 증가시키는 한편 이미 생산된 계란에 대해서는 소독을 거쳐 시장에 유통해 공급 부족을 해소한다는 계획이다.


소비자들의 불안도 커져가고 있다. 경기도 수원에 거주하는 김진숙(32)씨는 “계란 가격이 계속 오를 수도 있다고 하니까 미리 사놓아야 싶은 생각도 들고 이런 상황이 몇개월씩 이어진다고 하면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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