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항공사 전유물 LCC로 이동…37개 단독노선 운항 중

제주항공, 진에어, 에어부산과 같은 저가항공사(LCC)가 단독 노선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올해 경기불황 속에도 거침없는 성장세를 이어갔지만 LCC 업체 수가 지속해 늘면서 경쟁이 치열해진 탓이다. 

9일 항공 업계에 따르면 LCC 업체는 공격적인 신규 항공기 도입을 바탕으로 중국과 동남아 일부 도시와 국내 지방공항을 잇는 단독 노선 37개를 운항 중인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티웨이항공은 대구와 홍콩, 인천과 일본 사가를 잇는 단독 노선 9개를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항공은 인천과 중국 자무쓰, 대구와 중국 베이징 등을 잇는 단독 노선 3개를 운항 중이다. / 사진 = 제주항공
항공 업계 한 전문가는 “신규 취항을 통한 단독 노선 확보는 사업 타당성 검토는 물론 이후 현지 사무실 임대와 직원 채용 등에 상당한 비용이 든다”면서 “과거 LCC 업체에 수익성이 확인되지 않는 단독 노선 확보는 두려움이었지만 이제는 일정 수익이 확보된 만큼 다른 전략을 펴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기업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지난해 최초로 2조원 매출을 넘긴 국내 LCC 업체들의 올해 매출을 2조5000억원 상향 조정했다. 3년 전 제주항공과 진에어, 에어부산, 티웨이항공, 이스타항공 등 LCC 업체 5곳 매출이 1조4146억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1조원 넘게 시장 규모가 커진 셈이다.

여객 점유율도 늘고 있다. 국내 LCC의 올해 10월까지 국제선 여객 점유율은 19%로 국제선 취항 초기인 2012년 7.5%와 비교해 세 배 가까이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대형 항공사의 점유율은 59.1%에서 45.4%로 감소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대형 항공사의 전유물이었던 단독 노선이 LCC로 이동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393석 규모의 B777-200ER 항공기를 도입해 인천에서 하와이 호놀룰루 노선에 취항한 진에어는 이달 14일부터 호주 케언스 단독 운항을 앞두고 있다.

대한항공 독점의 괌 노선은 2010년부터 진에어, 제주항공, 티웨이 항공 등이 연이어 취항했고, 아시아나항공의 단독 노선이었던 사이판도 2014년 제주항공을 시작으로 진에어, 이스타항공 등이 운항 중이다.

국내 LCC 업계에 가장 늦게 진출한 에어서울도 현재 인천에서 일본 도야마, 인천과 우베 등 7개 노선을 독점해 운항하고 있다. LCC업체 한 관계자는 “사업성만 제대로 분석하고 들어가면 확실한 수익원으로 바뀌는 게 단독 노선”이라며 “신규 취항 확대를 위해 꾸준히 시장 조사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올해 국내 LCC 6개사의 총 항공기 보유 대수가 100대를 넘어설 전망이다. 이달 도입될 항공기를 포함하면 제주항공이 26대, 진에어 22대, 에어부산 18대, 이스타항공 17대, 티웨이항공 16대, 에어서울 3대 등 총 102대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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