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 슬림화, 해외부문·주택 RM 강화 등

 

 

대형건설사들이 연말 조직개편을 맞아 몸집 줄이기에 나서고 있다. 올해 해외수주가 극도로 부진한데다, 내년 국내 시장 전망도 불투명해지면서 부서 통폐합을 단행하거나 추진하는 곳이 늘어나는 분위기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은 8일 박창민 사장 취임 이후 첫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기존 14개 본부 118팀의 조직을 11개 본부 101팀으로 개편했다. 이번 조직개편은 본사조직을 조직 통폐합으로 슬림화한 반면, 수주액 급감으로 부침을 겪는 해외영업부문은 강화한 점이 특징이다.

우선 본사에서 14개에 달하던 본부를 3개나 줄이는 과정에서 RM(리스크관리)본부와 홍보실, 글로벌관리본부가 전략기획본부에 흡수됐다. 경영지원본부는 간신히 명맥을 유지했지만 3개팀에서 2개팀으로 축소됐다. 재무금융본부는 재무관리본부로 이름을 바꿨다.

발전사업본부가 플랜트사업본부로 흡수됐고, 이 과정에서 총 12개 팀은 업무가 곂치는 곳을 통폐합하며 6개 팀으로 줄어들게 됐다. 플랜트구매3팀이 외주구매본부로, 해외플랜트영업팀은 해외영업본부로 뿔뿔이 흩어지면서 앞으로 발전과 플랜트사업의 대대적인 구조조정이 예상된다.

한편 해외사업은 각각의 사업영역 부문에 떨어져 있던 해외 플랜트·인프라·토목부문을 해외영업본부로 흡수해 효율성을 높였다. 영업과 수주, 견적 등 계약지원, 현장 클레임 업무를 단일화해 빠른 의사결정과 경쟁력을 갖추겠다는 복안으로 풀이된다. 기존 글로벌관리본부라는 이름도 해외영업본부로 명칭을 변경했다.

업계에서는 해외사업부문 경험이 전무한 박창민 사장의 이력상 해외부문 조직과 인력을 강화된 점은 의외라는 평가다. 대우건설이 내년 매각을 앞두고 올해 조직개편에서 인력 감축과 적자가 발생하고 있는 해외사업 비중을 대폭 축소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기 때문이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일부 겹치는 업무가 겹치는 부서가 있어 조직 슬림화를 실시했지만 구조조정 등의 인력 감축은 없었다"라며 "각 사업 부문별 프로세스 완결형 조직구축을 통해 책임경영을 확립하고 빠른 의사결정이 가능하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1000여명 이상 인력을 감축한 포스코건설과 포스코엔지니어링은 내년 2월 1일 합병회사 출범과 더불어 건설 사업을 대폭 줄이는 조직개편에 나선다.

먼저 포스코건설은 연말까지 기존 5200명 규모의 인력 가운데 10%가 넘는 500명을 내보내겠다는 계획이다. 포스코엔지니어링도 전체 인력의 절반가량을 이미 줄인 상태다. 포스코건설은 포스코ENG와의 조직 통폐합을 통해 설계부문 등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후 건설 경기가 어려운 만큼 신규 사업보다는 경쟁력을 갖춘 기존의 플랜트, 인프라, 건축사업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대림산업은 지난달 주택사업에 대한 위험관리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건축사업본부 본부장 직속으로 RM팀을 신설했다. 최근 정부가 부동산 규제 대책을 내놓으면서 내년도 주택 경기의 불확성이 커지고 있고, 사업지는 늘어남에 따라 기존 사업 위험에 대한 면밀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차원에서다.

이외에 롯데건설과 한화건설 등은 어수선한 정국과 경제여건을 반영해 조직개편을 내년으로 미뤘다. 현대건설은 현대엔지니어링과 함께 엔지니어링 센터를 만들어 조직의 시너지 효과를 높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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