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금융위기 이후 7년 만에 역성장…아우디·폴크스바겐 판매량 52.3%↓
정부가 수입차 배기가스·소음 인증 서류 조작 관행에 철퇴를 휘두르면서 이미지가 추락한 수입차 판매량이 줄고 있다. 아우디와 폴크스바겐은 판매정지 처분으로 지난달 단 한 대의 차량도 팔지 못했다. 환경부는 한국닛산과 BMW코리아, 포르쉐코리아 등의 10개 차종도 인증서류를 조작해 판매했다고 발표했다.
8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올해 1~11월까지 신규 등록된 수입차는 20만5162대로 지난해 21만9534대와 비교해 6.5% 감소했다. 지난해 전체 판매량이 24만3900대인 점을 고려하면 이달에만 3만8738대 이상을 팔아야 성장 감소를 면할 수 있지만, 올해 월평균 판매량은 1만8651대에 불과했다.
이에 업계에선 올해 수입차 판매는 세계 금융위기가 발생한 2009년 이후 7년 만에 역성장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수입차는 지난 1997년과 1998년 IMF 외환위기로 각각 21.1%, 74.5% 감소한 것을 제외하면 꾸준히 두 자릿수 이상의 성장을 해왔다. 세계 금융위기가 몰아친 2009년에도 전체 판매량은 2008년과 비교해 1.1% 감소했을 뿐이다.
수입차 업계 한 관계자는 “수입차 시장 성장세가 꺾인 데는 아우디폴크스바겐코리아의 배출가스 조작 사실이 디젤게이트 이후 잇따라 터진 탓”이라며 “인증 서류 조작 등으로 고객 신뢰가 하락하면서 수입차 전체 판매가 감소했다”고 말했다.
아우디와 폴크스바겐은 올해 들어 11월까지 각각 1만6482대, 1만3178대를 팔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44.4%, 60.2% 떨어진 판매량을 기록했다. 메르세데스-벤츠가 연간 판매 5만대의 벽을 넘어서며 분투하고 있지만, 아우디와 폴크스바겐 빈자리를 채우기엔 역부족일 것이라는 게 업계 분석이다.
아울러 현대차를 제외한 기아차, 한국GM, 르노삼성, 쌍용차 등 국내 완성차 업체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늘어난 것도 수입차 시장 외형 시장을 가로막았다. 르노삼성은 중형 세단 SM6와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QM6를 앞세워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9.0% 판매량 증가를 이뤘다.
한국GM은 경차 신형 스파크와 중형 세단 말리부의 실적 견인으로 지난해보다 15.6% 판매량이 늘었으며, 쌍용차와 기아차는 각각 5.1%, 2.4% 판매가 늘었다. 다만 지난해 국산차 판매 증가를 주도했던 현대차는 올해 들어 63만2061대 7.2% 판매가 감소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수입차 점유율 감소는 폴크스바겐 사태의 영향이 크지만, 성능과 디자인에서 수입차에 견줄만한 국산 신차가 출시되면서 구매층 변동이 일어났다"면서 "내년 폴크스바겐이 재인증을 마치고 판매를 재개해도 대외 이미지가 악화로 인해 예전과 같은 수준을 회복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