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구는 60%대 붕괴 눈앞…경기권 물량공급 및 매매가 상승 효과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셋값 비율)이 연중 최저치로 떨어졌다. 경기권 물량공급으로 전세수요가 줄어들면서 거침 없던 전셋값 상승세가 이제야 잦아드는 것이란 기대감도 나온다. 반면 그간 매매가격이 더 크게 오른 결과로 아직 전셋값 자체가 하락세에 접어든 건 아니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8일 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은 73.3%로 올해 들어 가장 낮았다.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은 지난 6월 75.1%로 최고점을 찍은 뒤 5개월 연속 하락세다. 매매가 상승세를 전셋값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서울 25개구 중 지난달 전세가율이 떨어진 곳은 20곳이나 된다.
특히 강남구는 지난달 전세가율이 60.1%를 기록하면서 60%대 붕괴를 눈앞에 두고 있다. 강남에서 전세를 끼고 집을 산다고 가정할 때 종전에는 자기 돈이 매매가의 30% 이상만 있으면 됐지만 앞으로는 최소 40% 이상은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강동구 역시 전세가율이 69.6%로 작년 6월 이후 처음으로 60%대로 떨어졌다. 서초구와 송파구 역시 각각 63%, 65.4%로 연중 최저치다.
비강남권에서도 전세가율이 떨어진 곳이 많다. 서대문구는 전세가율이 79.9%로 2014년 11월 이후 처음으로 하락했다. 중랑구는 지난달 전세가율이 79.1%로 구별 통계가 공개되기 시작한 2013년 4월 이후 처음으로 전세가율이 하락했다.
한편 전세물량이 늘어나면서 전체 임대차 계약에서 전세가 차지하는 비중도 커지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11월 서울 아파트 임대차 거래에서 전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68.24%로 지난해 11월(64.65%)보다 3.59%포인트 늘어났다. 반면 월세 비중은 지난해 11월 35.3%에서 올해 11월에는 31.8%로 떨어졌다.
최근 전셋값 안정세는 서울·수도권 입주 물량 증가로 전세 수요가 분산된 영향이 크다. 지난해와 올해 아파트값이 강세를 보이면서 전세를 끼고 집을 구입하는 ‘갭 투자'가 늘어난 것 역시 전세 물건 증가의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부동산114 관계자는 “수도권 신규 아파트 입주 물량이 늘고 갭투자가 늘면서 전셋값이 안정세를 보였다”면서 “대규모 입주가 계획된 내년에는 금리 인상 가능성이 맞물려 월세 전환 추이가 주춤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전세가율 하락은 그간 매매가격이 더 크게 오른 결과일 뿐, 아직 전셋값 자체가 하락세에 접어든 건 아니라는 분석도 있다. kb부동산 관계자는 “전세가격이 떨어진 것이 아니라 전세금의 상승 폭이 매매가 상승 폭을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