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리·아연·니켈 등 산업 관련 소재 상승세…미국·중국 제조업PMI도 확장세

산업용 원자재 가격이 이달 들어 상승폭을 키우고 있다. 원자재 가격 상승은 제조업 수요 발생과 맞닿은 것으로 글로벌 경제  활동이 그만큼 활발해 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과거 ‘달러 강세는 원자재 약세’라는 일반적인 흐름에서도 벗어나 실물 경제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디플레이션으로 전전긍긍하던 주요 국가들은 물가 회복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최근 주요 시장에서 원자재 가격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구리 선물 가격은 7일(이하 현지 시각) 뉴욕 상품 거래소(COMEX)에서 1파운드당 264.65로 지난달 7일 파운드당 230.95달러보다 14.5% 올랐다. 같은 날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아연 현물은 톤당 2740달러로 지난달 7일 2468달러보다 11% 상승했다. 니켈 역시 같은 기간 5.6% 오른 톤당 1만1550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올해초와 비교해 주요 원자재는 전반적으로 큰 폭으로 올랐다. 원자재 가격의 전체 움직임을 나타내는 블룸버그 상품지수는 1월 20일 최저 146.8이었지만 이달 7일 176.79로 약 20.4% 상승했다.

 

비철금속 가격을 포함하는 로이터 상품가격 지수도 1월 저점인 156.8에서 이날 191.9로 22.3% 올랐다. 블룸버그와 로이터 상품지수는 원자재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하기 시작했던 지난달 7일과 비교하더라도 각각 4.4%, 4% 올랐다.

산업 관련 원자재 가격 상승은 글로벌 경제에 호재로 떠오르고 있다. 글로벌 생산 활동이 그만큼 활발해졌다는 것을 의미하는 까닭이다. 그동안 원자재 가격 하락은 공급 과잉과 더불어 수요 부진이 지속된 영향이 컸다. 국가와 기업 생산성이 소비 부족 탓에 떨어지자 원자재 수요 역시 감소한 것이다. 이는 경제 전반의 디플레이션을 가속화했고 경기는 침체의 늪으로 빠져 들었다.

실제 원자재 최대 수입국인 중국 제조업이 확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달 1일 발표된 중국 8월 공식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1.7이었다. 이는 시장 전망치 51을 뛰어 넘은 것으로 2년 4개월만에 최고치다. 올해 2월 제조업PMI가 49였던 것을 감안하면 제조업 경기 회복세가 뚜렷하다. PMI는 50 이상이면 경기 확장을 의미하고 50 미만이면 경기 위축을 의미한다.

더불어 미국 제조업 경기지표도 5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며 경기 회복 신호가 더 강해졌음을 확인시켰다. 1일 미국 공급관리자협회(ISM)에 따르면 11월 미국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3.2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6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며 월스트리트저널(WSJ) 예상치 52.5를 웃도는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생산과 신규 주문이 모두 증가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원자재 가격 상승은 글로벌 증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지난 3월과 4월 글로벌 증시 안도 랠리를 이끈 요인 중 하나가 원자재 가격 상승이었다. 국제 경기 흐름을 잘 반영한다고 해서 ‘닥터 코퍼(Dr. Copper)’라 불리는 구리 가격이 이 시기에 크게 올랐다.

 

이미 미국 주요 증시는 최근 사상 최고가를 연이어 갈아치우는 등 상승 랠리를 보이고 있다. 8일 코스피 역시 한 달만에 2000선으로 올라서며 강한 반등을 보이고 있다. 향후 실물 경기 회복이 증시와 연결되면 최근 국내외 증시 상승세가 더욱 강해질 가능성이 크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과거 달러 강세 국면에서는 원자재 가격이 약세를 보이는 현상이 잦았다. 하지만 최근 원자재 가격은 달러 강세 속에서도 강한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다. 그만큼 경기 회복 신호가 강하게 나오고 있다는 뜻”이라며 “지금 원자재 가격 수준은 지난 5년전에 비해 여전히 낮은 수준으로 향후 추가적인 상승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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