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윤경, 국민연금 독립성 높일 법안 발의…회의록 작성·공개 의무화로 투명성도 제고

서울 논현동에 위치한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 박영수 특검은 향후 삼성 자금 지원의 대가성 입증을 위해 국민연금의 삼성물산 합병 당시 투자에 대해 수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 사진=뉴스1

삼성물산 합병 과정에서 국민연금공단의 투자방식에 의혹이 짙어지고 있는 가운데 기금 운용의 독립성 확보를 위해 국민연금 이사장과 기금이사 임명시 국회 인사청문회를 개최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제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7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국민연금법 일부개정안을 발의한다고 밝혔다.

 

개정안은 인사청문 절차 외에 기금이사의 자격을 강화해 전문성을 제고하기로 했다. 또 자문기구 성격인 의결권행사 전문위원회의 설립 근거를 법정화하고 전문위의 회의록 열람 등 투명성 강화를 위한 회의 공개 조항을 신설하도록 하고 있다.

 

또 기금운용본부장 임명 과정에서 검증을 강화해 운용주체들의 독립성을 제고하고 투자 철학을 검증해 기금 운용 결과가 사회공익 달성에 이바지하는 방향으로 이뤄지도록 했다. 아울러 기금 운용상 중요한 회의의 경우 회의록 작성과 공개를 의무화하도록 했다.

 

국민연금 이사장과 기금운용본부장 인사에 대해 최근 낙하산 인사 논란이 연이어 벌어졌다. 문형표 현 이사장의 경우 지난해 메르스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보건복지부 장관에서 물러난 뒤 이사장에 임명되자 정권 차원의 보은 인사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또 삼성물산 합병 찬성을 주도한 홍완선 전 기금운용본부장의 경우 여당 친박 실세인 최경환 의원(전 경제부총리)과 고등학교 동기로 매우 친한 사이로 알려졌다. 그는 기금운용본부장 이전 금융권에서 법인영업을 주로 해온 것으로 알려져 기금운용에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강면욱 현 기금운용본부장도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비서관의 고교 후배로 알려져 있다. 이들 두 사람은 임용과정에서 면접 이전 평가에서 낮은 등수에 그치고도 면접에서 최종 합격한 것으로 밝혀져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이번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이 같은 인사 의혹에 대한 국회 차원의 견제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제 의원은 "삼성물산 합병 과정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일가의 이득을 위해 국민연금이 국민의 노후자금을 내준 것이나 다름없는 파렴치한 행위였다"며 "사기업과 재벌일가의 재산증식을 위해 국민연금이 사용되지 않도록 국회에서 투명하게 운용과정을 보고하도록 법적 의무를 둬야 한다"고 법안 발의 배경을 설명했다. 

 

한편 국민연금은 지난해 기업 타워스 왓슨(Towers Watson)과 미국 투자 전문지 P&I(Pensions & Investments) 조사에서 자산이 약 500조원으로 세계 연기금 중 3위를 기록했다. 일본의 공적연금펀드(GPIF)이 1조1438억 달러(약 1340조원),노르웨이 국부펀드(GPF)가 8840억 달러(약 1000조원)로 각각 1~2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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