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팔’ 광고매출 넘을 듯…CJ E&M 화색
광고 성수기의 끝물에 갑작스레 나타난 ‘도깨비’가 매출 효자 노릇을 하게 됐다. tvN의 새 금토드라마 얘기다. 방송전문가 사이에서는 올해 나온 최고의 드라마라는 데 이견이 없다. 이미 광고단가도 tvN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171억원이었던 ‘응답하라 1988’의 광고매출 추월이 확실시된다.
tvN 새 금토 드라마인 ‘도깨비’의 출발은 무서웠다. 1회 시청률은 6.32%였다. 최종시청률 18.8%로 마감해 신드롬을 일으킨 ‘응답하라1988’(이하 응팔)과 단 0.4%포인트 차이다. 1회 이후 매체와 평단을 중심으로 큰 화제가 되면서 2회 시청률은 7.9%로 뛰었다. 6.8%였던 응팔을 뛰어넘은 수치다. CJ E&M의 모든 드라마를 통틀어서 1회 최고 시청률이기도 하다.
전문가 사이에서는 올해 나온 가장 경쟁력 높은 드라마라는 데 이견이 거의 없다. 제2회 한국방송평론상 최우수상 수상자인 장민지 한국콘텐츠진흥원 산업분석팀 박사는 “올해 드라마 중 베스트 원으로 본다. 판타지 장르에 동양 캐릭터를 묘하게 섞었다. 이질적인 판타지 장르를 국내에 익숙하게 만들어 대중들의 주목을 끈 것”이라며 “배우나 시장이 아니라 기획력을 통해 좋은 작품이 나올 수 있단 걸 증명한 사례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어 장 박사는 “도깨비는 아시아를 넘어 오리엔탈에 대해 이상향을 가진 서구권에서도 파급력이 있을 만한 작품”이라고 치켜세웠다. ‘태양의 후예’로 만루홈런 친 김은숙 작가가 방송사 바꿔가며 연타석 홈런을 친 점도 관심거리다.
응팔이 시즌제 드라마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도깨비의 상승세는 더 도드라진다. 시즌제는 장점이 많은 콘텐츠 형식이다. 포맷을 아는 시청자가 많다보니 시즌이 거듭될수록 기본 시청률이 보장된다. 열성 시청자들의 프로그램 몰입도도 높아 수익도 보장된다. 그런 시즌제의 수혜를 모두 안은 응팔의 1~2회 시청률을 도깨비가 넘어선 셈이다.
방송산업계에서 4분기는 대표적인 광고 성수기로 꼽힌다. 이미 안투라지 방영 이후 15초 기준 광고단가는 30% 이상 상승했다.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에 따르면 10월 기준 CJ E&M 채널의 최고 광고단가는 1150만원이다. 지상파와 100만원 안팎 차이다.
앞서 tvN은 지난해 같은 기간 응팔로 광고 단가가 지상파에 근접했다. 응팔의 경우 15초 기준 광고단가는 1000만원을 넘어섰다. 지상파 예능프로그램의 평균단가(1200만원 안팎)에 다다랐다. 이후 흥행한 삼시세끼 어촌편3가 1100만원을 넘어섰다. 6일 업계와 증권가 말을 종합하면 도깨비 광고 단가는 1380만원에 달한다.
PPL(간접광고) 매출도 수십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올해 가장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드라마 ‘태양의 후예’는 30억원의 PPL 매출을 나타냈다. 다만 장민지 박사는 “PPL이 너무 많은 느낌이 있다”고 지적했다.
지상파에 없는 중간광고가 가능한 점도 대형 호재다. 응팔의 중간광고 단가는 2250만원이었다. 이 덕에 응팔의 20회분 광고가 완판 매출은 171억원이다. 도깨비는 CJ E&M에 응팔보다 큰 광고매출을 안길 게 확실시된다.
홍정표 키움증권 연구원은 “광고시장이 성수기에 진입하고 안투라지, 도깨비, 푸른 바다의 전설 등 주요 콘텐츠 국내외 판권 판매가 증가해 CJ E&M의 방송부문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15% 증가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SBS서 방영 중인 푸른바다의 전설은 CJ E&M의 자회사인 제작사 스튜디오 드래곤의 작품이다.
때마침 스튜디오 드래곤은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있다. 투자업계에서는 스튜디오 드래곤의 가치가 6000억원 이상일 것으로 보고 있다. 스튜디오 드래곤의 한 작품이 광고로만 200억원 안팎의 매출을 낼 수 있다는 게 현실화하면 기업 가치는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