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찰자 늘고 신규 물건 줄고…내년엔 금리인상으로 낙찰가율 하락할 듯

서울 송파구의 한 아파트 단지 / 사진=뉴스1

 

올해 경매시장 키워드(열쇠어)는 저금리다. 저금리 기조로 아파트 전월세 전환율이 높아지면서 대안으로 경매시장을 찾는 투자자와 수요자가 늘었다. 반면 신규 경매 물건은 대폭 줄었다. 저금리로 가계부채 연체율이 크게 줄면서 경매로 넘어온 물건이 감소한 영향이다. 즉 공급부족과 수요증가로 인해 올해 내내 최저진행건수, 고낙찰가율이 이어졌다.

6일 지지옥션에 따르면 1~11월 경매건수는 12만6000여 건이다. 올 연말까지 경매건수는 역대 최저치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는 총 15만2506건을 기록했다. 사상 처음 20만건 이하를 기록한지 1년 만에 최저치 기록을 갱신한 셈이다. 진행건수가 가장 많던 2005년 42만8883건에 비하면 30% 수준에 불과하다.

올해 경매 진행건수는 줄어든 반면 수요는 높아져 높은 경쟁률이 이어졌다. 특히 저금리의 영향으로 수도권 주거시설, 수익형 부동산에 대한 경쟁이 높아지면서 경매 평균 응찰자는 4.2명을 기록했다. 경매통계가 작성된 2001년 1월 이후 최고치는 4.3명이다. 올 3분기까지 4.3명을 기록하다가 11월 들어 정부의 부동산 대책 발표, 일반 부동산 거래 하락 등이 겹치며 응찰자 수가 소폭 감소했다.

특히 전세난으로 이어진 주거시설 경매열풍은 아파트로 시작해 연립·다세대 등으로 확대된 점이 눈에 띈다. 주거시설 낙찰가율은 최근 5년 연속 상승하며 올해 87.2%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01년 1월 경매 데이터 수집 이래 역대 가장 높은 낙찰가율이다. 평균 응찰자도 최근 5년간 꾸준히 상승해 6.1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주거시설 중에서도 아파트·주상복합의 경우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의 평균 낙찰가율은 92.3%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경매시장 속 주거시설 인기는 신건에 응찰자가 몰리는 기현상을 빚기도 했다. 통상적으로 경매에서는 유찰될 것으로 보고 유찰 이후 물건부터 검토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아파트 경매 진행건수가 지난해 대비 4800여건 줄어든 1만9000여건을 기록하며 평균 응찰자수가 역대 최고치인 7.9명까지 치솟았다. 이렇게 경쟁이 치열해지자 한번도 유찰되지 않는 신건에 응찰자들이 몰린 것이다. 올해 낙찰된 아파트 응찰자 상위 10건 중 4건이 신건 낙찰이었다.

다만 내년도 경매시장 전망은 그리 밝지는 않다. 미국발 금리인상이 본격화되기 시작하면 그간 저금리로 유예되고 있던 경매물건이 대규모로 시장에 풀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는 경쟁률 및 낙찰가율 하락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경매시장 위축 속에서도 아파트와 같은 주거시설에 대한 경매 열기는 내년에도 이어질 전망이며, 올해 이례적으로 급등했던 연립·다세대 주택에 한해선 시장상황에 따라 가격과 경쟁률이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

이창동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주거시설에서도 강남4구 등 특정지역을 중심으로 한 아파트는 내년 경매시장에서도 인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이지만 나머지는 시장상황이 불투명 하다"면서 "올해 이례적으로 연립·다세대 주택이 인기를 끌었던 이유는 아파트 물건이 없는데다 비쌌기 때문에 대체재 성격으로 떠올랐던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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