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선실세 외압 탓 가장 큰 피해본 CEO…작심발언 여부에 여·야 촉각

 

“국조특위 성패 열쇠는 이재용도 정몽구도 아닌 조양호 회장이 쥐었다.”

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만난 새누리당 한 3선의  A의원은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 국정조사특별위원회(국조특위)' 핵심 증인으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을 지목했다. A의원​은 비박계 핵심으로 꼽힌다. 그는 조 회장이 재계 서열 1,2위 수장인 이재용, 정몽구 그늘 탓에 국조특위 조연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거듭 부인했다.


6일 국조특위 1차 청문회에는 대기업 총수 8명이 증인으로 출석한다. 손경식 CJ그룹 회장, 구본무 LG그룹 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국회에 모습을 드러낸다.

화두는 삼성전자와 현대차그룹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각각 국민연금의 삼성물산 제일모직 합병 찬성, 최순실 지인회사 지원문제를 안고 있다. 두 사안 모두 사실로 밝혀질 시 명백한 불법이다. 이 탓에 이들 총수 모두 ‘모르쇠’ 전략을 들고 나올 것이 확실시 된다.

A의원​은 총수 중 최순실 게이트 공범(共犯) 대열에서 한 발짝 물러나 있는 유일한 이가 조양호 회장이라고 단언했다. 조 회장은 앞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김종 전 차관을 만난 적은 있으며 언론이 보도한 내용 중 90%는 맞다”고 밝힌 바 있다.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장직에서 물러난 게 비선실세 외압 탓이라는 보도를 인정한 셈이다.


A​의원은 국조특위에 참여하는 여·야 의원 다수가 조 회장 ‘양심발언’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의원실 마다 도시락 시켜먹으며 특위 준비가 한창이다. 의원 모두 바보가 아닌데 삼성이나 현대차그룹이 어떻게 반응할지 훤히 보인다”며 “그나마 피해자 입장으로 조명되는 이가 조양호 회장이지 않나. 어떻게 보면 국조특위는 그에게 공개적인 하소연 장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야당도 조 회장이 당당히 ‘판도라의 상자’를 열길 기대하고 있다. 전국에 생중계되는 국조특위에서 조 회장이 박근혜 대통령을 비롯한 비선실세의 외압 사실을 고백할 경우, 지금까지의 추측성 보도를 뛰어넘는 파장을 일으킬 수 있다.

특히 일각에서 제기돼 온 한진해운 법정관리가 비선실세의 ‘조양호 찍어 내리기’ 결과라는 의혹이 국조특위를 통해 일정부문 사실로 드러날 경우 박근혜 대통령 조기퇴진론에 탄력이 붙을 수 있다. 조 회장 발언에 따라 조선·해운산업 침몰 위기를 비선실세가 부추겼다는 의혹이 재점화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5일 오전 국회의원 회관에서 만난 노회찬(정의당·창원 성산) 의원은 “국조특위는 대통령 거취에 대한 거국적인 저항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가장 시급하고 중요한 건 즉각적인 대통령 사퇴”라며 “무엇보다 조선해양 산업체에서 묵묵히 땀 흘려 일하고 있는 이들을 생각해야 한다. 이들이 헌정 농단 탓에 피해를 봐선 안된다. 문제와 대책을 철저히 밝혀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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