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굴지 기업들과 협업 일산 ‘와이시티’ 주목

고양시 일산동구 요진건설산업 와이시티 / 사진=노경은 기자

 

자유로를 타고 일산 초입에 이르면 최고 59층의 훤칠한 높이에 2400여 세대나 되는 대규모 아파트인 일산 ‘요진와이시티’가  보인다. 단지 바로 앞에는 외곽순환로와 자유로가 있다. 고양터미널이 도보 이동이 가능한 거리이며 서울 시내를 관통하는 3호선 백석역도 지척이다. 메가박스와 홈플러스도 모두 도보 5분 내외에 자리하고 있다. 풍부한 편의시설과 우수한 교육시설, 여기에 일산호수공원, 고양백석체육센터, 백석근린공원 등 공원까지 갖춰져 있어 여가활동도 편리한 단지다.

최근 2~3년 간 이어져 온 주택건설시장 호황으로 주택을 전문으로 하는 중견건설사의 약진이 두드러지고 있다. 이 가운데 특히 시공능력평가 순위가 지난해 66위에서 올해 38위로 28계단이나 상승해 50위권으로 진입한 요진건설산업의 성장세가 눈부시다.

요진건설산업은 강원도 원주에 기반을 두고 있다. 1990년대 초반부터 서울을 비롯해 경기 안산, 시흥 등에서 와이시티라는 단일 브랜드로 꾸준히 주택공급을 했왔지만 대중적 인지도를 얻진 못했다. 그러다 올 하반기부터 현재까지 입주 중인 일산 백석동 와이시티로 소위 대박을 터뜨렸다. 준공 20년이 넘어가는 1기신도시 낡은 아파트 속에서 신축 입주라는 이유만으로도 단연 눈에 띄는데, 국내 유수의 대형 건설사가 시공한 단지보다도 훌륭하다는 평이 주를 이룬다.

와이시티 특징은 도시의 새로운 진화 모델로 불리는 복합주거단지(MXD: Mixed Use Development) 형태로 개발됐다는 점이다. 복합주거단지는 주거, 상업, 교육, 업무, 문화활동 등을 하나의 단지 안에서 해결할 수 있다. 각 기능이 서로 밀접한 관계를 갖고 상호보완하도록 연계 개발돼 하나의 미니도시를 형성하는 형태다.  한 단지 안에 모든 도시 기능이 압축돼 있는 신주거공간이면서 2000년대 초반 인기를 끌던 주상복합아파트의 보안과 주차문제, 채광·통풍 등 단점을 보완한 주상복합 업그레이드 버전이다. 일본의 롯폰기 힐스, 프랑스 라데팡스, 미국의 배터리 파크시티 등 이들 세계적 명소들이 이러한 형태를 띄고 있다. 

요진건설산업은 일산와이시티 사업 진행 과정에서 일본 롯폰기힐스를 개발, 성공시킨 모리도시기획과 손을 잡았다. 모리는 일본 최고의 건설시행사로 꼽힌다. 또 안전구조설계를 위해 세계 최고의 엔지니어링사인 ARUP과 RWDI도 참여해 건물의 구조를 보다 안전하게 설계했다. ARUP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건물인 두바이 부르즈 할리파와 우리나라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 안전설계를 담당한 곳이다. 회사 측은 또 미국 상업시설 전문 찰스그룹에 단지 내 상업시설의 전반적인 콘셉트와 디자인을 의뢰했다. 아파트 단지 하나에 세계 유수의 건설사들이 집결한 것이다.

이름없던 중견건설사의 홍보에 반신반의하며 미지근하던 초기 분양 당시와 달리, 입주시기인 현재 이 단지는 우수성을 인정받아 웃돈이 크게 붙어 거래되고 있다. 전용면적 59㎡만 해도 분양가 보다 1억원 이상 웃돈이 붙어 거래된다. 전셋가도 만만치 않다. 백석동 한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아파트 입주 시점에는 전세물량이 많이 풀리면서 전세가율이 낮은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 단지는 생활편의시설이 충분히 갖춰져 전세 매물조차 귀하고 비싼 편이다. 전세가율이 80~90%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랜드마크 단지로 건설업계 내 위상이 높아지면서 요진은 2세 경영이 자리잡아가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최은상 대표이사는 요진건설산업 창업주 최준명 회장의 아들이다. 2004년 대표이사로 선임돼 13년 째 회사를 이끌어오고 있다.

 

2000년대 초 부동산시장 상승기 때 경영수업을 시작한 그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호·불황기를 모두 경험하고 두각을 드러내는 것이라는 평을 듣고 있다. 건설업계의 한 관계자는 “그동안 2세대 경영인으로서 입지를 다졌다면 최근 들어선 사업 규모와 입지를 확장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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