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로지스틱스와 합병하면 업계 1위 CJ 바짝 추격
롯데그룹이 현대로지스틱스 지분 인수를 통해 물류에서 택배까지 배송사업의 영역 확장에 나섰다. 업계에서 롯데로지스틱스와 현대로지스틱스가 합병해 물류배송 업계 1위인 CJ대한통운의 독주를 위협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물류계열사인 롯데로지스틱스와 현대로지스틱스의 합병시나리오가 거론되고 있다. 지난 30일 롯데제과 등 8개 롯데 계열사들이 특수목적법인(SPC) 이지스일호와 현대로지스틱스의 지분 인수를 마쳤다.
롯데그룹은 SPC를 통해 현대로지스틱스를 공동 인수했고 이후 거래를 통해 최대 주주 지위와 단독 경영권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롯데그룹은 이지스일호가 보유한 현대로지스틱스 지분 88.8% 가운데 71%를 넘겨 받았고 인수 금액은 약 5000억원이다.
현대로지스틱스는 택배, 항공, 해운, 복합운송, 물류 전문 아웃소싱 등의 분야에서 영업하는 종합물류기업이다. 국내 시장에서 점유율 2위, 해외 12개 나라에 17개 현지 법인 네트워크를 갖췄다.
양사가 합병한다면 매출 규모는 4조5000억원 수준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이는 국내 1위 물류업체 CJ대한통운(5조원)을 바짝 추격하는 규모를 갖추게 된다. 물류업계 관계자는 “롯데그룹은 온라인 채널과 홈쇼핑 등 계열 내 택배수요가 존재하기 때문에 계열과의 사업적 거래관계가 확대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CJ대한통운의 굳히기도 만만치 않다. CJ대한통운은 이미 해외 물류업체와의 M&A를 통해 해외글로벌 물류 업체로의 면모를 다져가고 있다. 2015년 CJ로킨, 2016년 스피덱스, 센추리와 같은 해외 물류업체를 인수했다. 현재 약 1조9000억원인 글로벌사업 부문 매출이 2020년 3조3000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추정된다.
일각에서는 물류업계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회의적인 전망도 나온다. 기업물류를 연구해 온 한 연구원은 “롯데그룹이 현대로지스틱스를 인수해 합병해도 그룹사 물량 위주의 사업구조로 인해 물류업계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