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IB전략·높은 수익성이 주가 견인 분석…업종 침체·자회사 지원 부담은 제약요인

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 / 사진=메리츠금융지주
증권업종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메리츠종금증권이 나홀로 상승해 주목된다. 메리츠종금증권은 다른 중소형 증권사와는 달리 몸집 불리기에 힘을 쓰면서 성장성에 대한 의문을 지워나가고 있다. 금융당국이 내세운 초대형 투자은행(IB)이 증권사에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수 있는 까닭이다. 여기에 배당 매력이 더해지면서 주가 방어에 성공하는 모양새다. 다만 증권 업종이 전체적으로 침체를 맞고 있고 자회사 지원 부담은 메리츠종금증권에 약점으로 꼽힌다.

메리츠종금증권 주가가 상승 분위기를 내고 있다. 메리츠종금증권 주가는 지난달 2일 3310원이었지만 이달 2일 3515원으로 6.1% 상승했다. 다른 업종 상승폭보다는 크진 않지만 같은 기간 유가증권시장에서 증권 업종지수가 4.6% 하락한 것을 감안하면 상승폭이 두드러진다. 증권업종에서 시가총액 상위 3개주인 NH투자증권, 삼성증권, 미래에셋증권은 이 기간 각각 2.9%, 6.1%, 10.8% 떨어졌다.

메리츠종금증권주가 상승한 데에는 몸집불리기 전략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메리츠종금증권은 메리츠금융지주와 포괄적 주식 교환 방식을 통해 메리츠캐피탈을 100% 자회사로 편입할 계획이라고 지난달 16일 공시한바 있다. 이로 인해 메리츠종금증권의 자기자본은 1조8000억원대에서 2조2000억원대로 늘어나게 됐다.

이미 메리츠종금증권은 지난해부터 몸집 불리기에 적극적이었다. 메리츠종금증권은 지난해 아이엠투자증권을 인수하고 유상증자 등을 실시해 자기자본을 1조8000억원으로 늘렸다. 이번에 다시 메리츠캐피탈을 100% 자회사로 편입하면서 2014년 9월 7900억원에 불과했던 자기자본이 채 3년이 되기전에 3배로 늘게됐다.

이 같은 전략은 메리츠종금증권의 성장성에 대한 실마리가 됐다. 증권사에서 유일하게 종합금융사인 메리츠종금증권은 2020년이면 이 라이선스가 만료된다. 메리츠종금증권으로선 새로운 대안이 필요했고 정부가 육성하려는 대형 IB가 목표가 됐다. 금융당국이 지난 8월 발표한 초대형 IB 육성방안에 따르면 자기자본이 3조원이 넘으면 대형 IB로 불리는 종합금융투자업자가 돼 기업을 상대로 한 신용공여 업무 등을 할 수 있다.

높은 수익성도 메리츠종금증권의 주가 상승 원인으로 꼽을 수 있다. 증권업종은 전체적으로 자기자본이익률(ROE)이 떨어지고 있는 등 수익성 개선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대우 3분기말 ROE(이하 연환산 기준)는 4.1%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반토막이 났다. 미래에셋증권(4.2%), 삼성증권(5.4%), 신한금융투자(4.4%) 역시 지난해와 비교해 ROE가 절반 가까이 떨어진 처지다. 하지만 메리츠종금증권 ROE는 14%로 지난해보다 4%포인트 가량 떨어졌지만 국내 10대 증권사 중 가장 높은 ROE를 기록했다.

배당주로서 가치도 부각되고 있다. 메리츠종금증권은 2012년 포함 최근 5년간 평균배당 성향이 38.1%다. 같은 기간 평균 배당 수익률 역시 5.42%로 업계 상위권이다. 증권업계에서는 메리츠종금증권 2016년 결산연도에도 5.5%가 넘는 배당수익률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메리츠종금증권에 부정적인 전망도 존재한다. 한 신용평가사 연구원은 “증권업종이 전체적으로 수익성이 악화하고 있는 만큼 시장을 둘러싼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대형 IB 전환 과정에서 메리츠종금증권의 수익성이 유지 될 지 지켜봐야한다”며 “더구나 메리츠종금증권은 메리츠캐피탈 자회사화를 통해 자본확충은 성공했지만 자회사 지원부담 또한 증가할 전망”이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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