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하락 효과 미미 VS 실질적인 효과 있어

대전시 서구 평리동에 위치한 알뜰주유소/사진 = 뉴스1

 

물가안정과 석유 유통시장 구조 개선을 위해 도입한 ‘알뜰주유소’를 두고 갑론을박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알뜰주유소가 휘발유 시장경쟁에 미치는 효과가 크지 않다며 정부가 목표 달성에 실패했다고 주장한다. 정부는 알뜰주유소 도입으로 가격 인하 효과가 발생했다며 반박했다.

◇알뜰주유소 가격하락 효과 크지 않아


지난달 28일 한국재정학회에 따르면 홍우형 한국조세재정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추계 학술대회(10월 14일)에서 ‘알뜰주유소 진입으로 인한 시장경쟁효과에 관한 연구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주유소가격정보시스템(OPINET)에 등록된 2011년 12월부터 2015년 12월까지 수도권에 있는 모든 주유소의 휘발유 가격 변화를 분석했다. 


수도권 전체 주유소 3787개소 중 알뜰주유소로 전환한 경험이 있는 곳은 187개소였다. 전환 1개월째 하락폭이 가장 컸다. 1ℓ당 22~23원 하락했다. 이후에는 가격이 조금씩 올랐다. 10개월째에는 15~17원 내린 수준까지 올라갔다. 그러나 인근 경쟁주유소 가격에 큰 영향을 주지는 못했다. 가격 변화폭이 0원 안팎에서 형성돼 실질적인 변화가 없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홍 부연구위원은 주유소가 과포화 상태에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일반적으로 주유소는 휘발유를 판매하면서 50원 가량의 마진을 얻는다. 알뜰주유소가 들어오더라도 더 내릴 여력이 없을 정도로 가격 경쟁이 치열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뜻이다. 알뜰주유소와 일반 주유소가 암묵적인 담합 상태에 있을 가능성도 제시했다. 이를 근거로 홍 부연구위원은 “정부가 알뜰주유소를 통해 시장가격 인하를 유도하고 소비자 후생을 증가시키려했지만 결과적으로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조성봉 숭실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지금은 저유가가 계속되고 있는 상황이라 알뜰주유소와 일반주유소간 가격차이가 얼마 나지 않는다”며 “기존 주유소가 과다하게 많다보니 가격경쟁이 자연스럽게 이뤄진다”고 말했다. 이어 “굳이 알뜰주유소가 아니더라도 소비자들은 가격이 싼 곳을 찾아다녀왔다”고 덧붙였다.

◇정부 “알뜰주유소 인근 주유소 가격인하에 기여”

정부 측은 홍 부연구위원의 보고서를 바탕으로 쓰여진 기사에 대해 정면으로 반박했다. 한국석유공사는 알뜰주유소가석유를 저가로 판매함에 따라 인근 일반주유소 판매가격도 하향안정화됐다고 설명했다. 한국석유공사가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2014년부터 2016년 8월까지 자영알뜰주유소가 판매한 휘발유와 경유의 판매가격은 지역평균보다 낮았다. 전국으로 범위를 넓히면 차이는 오히려 더 커졌다. 이를 근거로 한국석유공사는 알뜰주유소 인근에 가격 경쟁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가격 인하 효과 입증에도 나섰다. 한국석유공사는 알뜰주유소가 인근 일반주유소의 판매가를 하락시켜 결국 알뜰주유소와 일반주유소간 판매가격 차이가 줄어들었다고 주장했다. 2013년 38.9원이었던 가격 차이는 2016년 6월 30원까지 줄어들었다. 주유소 판매가도 2013년에 비해 2배 가까이 떨어진 리터당 508원을 기록했다. 결과적으로 보면 알뜰주유소 도입이 일반 주유소 판매가격에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 한국석유공사의 설명이다.

주형인 한국석유공사홍보팀 담당자는 “알뜰주유소 도입 이후 공급가와 주유소 마진이 확연히 낮아졌다”며 “저유가와 공급 과잉이 영향을 미쳤을 수도 있지만 알뜰주유소가 가격 인하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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