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개 근무조 각각 2시간씩 총 4시간…사측 "명백한 불법파업, 민·형사상 책임 묻겠다"
판매량 감소에 따른 영업이익 급감으로 악몽 같은 3분기를 보낸 현대차가 다시 위기를 맞았다. 현대차가 3분기 판매량 감소 원인으로 지목한 파업에 따른 생산 차질이 4분기 재점화하고 있는 탓이다.
30일 현대차 노조는 상급단체인 금속노조 파업 가결에 따라 근무 1조와 2조가 각각 2시간씩 모두 4시간 박근혜 정권 퇴진 부분파업에 나섰다. 1조 근무자는 오후 1시 30분부터 2시간 동안 파업에 들어갔고, 2조 근무자는 오후 3시 30분부터 2시간 파업했다.
현대차 노조 관계자는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와 유신독재 시절의 정경유착을 부활시킨 박근혜 대통령은 당장 퇴진해야 한다”며 “울산 태화강역 앞까지 거리행진에 나선 후 정권 퇴진 집회를 진행한다”고 말했다.
반면 현대차는 노조 파업에 강경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3분기 영업이익이 1조68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9.0% 감소하면서 2010년 국제회계기준(IFRS) 적용 이후 가장 저조한 성적을 받은 데 더해 판매량 부진 회복을 위해 조기 투입한 준대형 세단 신형 그랜저IG 생산 차질 우려 때문이다.
현대차는 노조가 진행한 이번 파업은 명백한 불법파업으로 민·형사상의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현대차 관계자는 “현대차 생산 노조 조합원 상당수가 정치파업에 반대했는데도 노조 집행부가 상급단체의 결정에 따라 파업을 강행했다”며 “원칙대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현대차 노조는 지난 24일 조합원을 대상으로 민노총 파업 동참 여부를 묻는 찬반투표를 했으나 과반 찬성을 얻지 못했다. 그러나 금속노조 전체 조합원의 파업 찬반투표가 가결돼 파업에 참여를 결정했다. 기아차 노조는 앞서 진행한 조합원 찬반 투표에서 과반수 찬성을 얻었다.
다만 현대차 사측의 강경 대응 결정에 대해 우려하는 시선이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파업으로 국내 공장에서 생산 차질이 있었다고는 하지만 파업이 매년 진행됐던 것을 고려하면 판매 부진을 노조 파업으로만 돌릴 수 없다는 것이다.
자동차 업계 한 전문가는 “현대차는 과거 어느 때보다 제품 포트폴리오, 시장 접근 전략 등 경영 전략을 근본적으로 바꿀 필요가 있다”며 “국민의 목소리를 반영하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현대중공업 노조도 박근혜 대통령 퇴진과 구조조정 철폐를 요구하며 이날 오후 1시부터 4시간 부분파업을 진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