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중국서도 최대 세일 행사 열려…한국판 블프도 시동 걸어

원조 빅세일인 미국 블랙프라이데이가 진행중이다. 미국 연간 소비의 20%정도가 발생하고 적자 기업이 흑자로 돌아설 정도로 대규모 소비가 이 시기에 몰린다. 최근 인터넷이 발달하면서 해외 구매자들도 증가하고 있다. 블랙프라이데이의 매출증대효과가 눈에 띄면서 세계 각국에서는 이를 모방한 세일 행사가 늘고 있다.

25일(한국시각 25일 오후 2시~26일 오후 5시), 미국에서 연중 최대 세일행사 '블랙 프라이데이'가 열린다. 미국 블랙프라이데이는 빅세일의 원조격이다. 행사는 추수감사절 바로 다음 날인 11월 마지막주 금요일 시작된다. 이후 크리스마스와 연말까지 대규모 할인 행사 기간이 이어진다.

블랙 프라이데이의 유래는 19세기 말~20세기 초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많은 백화점이 추수감사절 퍼레이드를 열었는데 많은 백화점이 퍼레이드를 홍보 수단으로 활용하며 할인을 시작했다. 어느새 블랙 프라이데이라는 문화로 정착된 것이다.

미국에선 블랙프라이데이에 소비가 급증하면서 연간 소비의 20% 가량이 이 시기에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는 유통 기업들을 중심으로 운영되는데 재고 처리와 연매출 상승 등으로 효자 역할을 하고 있다.

캐나다의 블랙프라이데이는 미국 블랙프라이데이를 찾는 소비자를 잡기 위해 지난 2010년부터 진행됐다. 미국 블랙프라이데이 시즌에 미국을 방문하는 캐나다인이 급격히 늘었기 때문이다. 이에 캐나다 기업들은 2010년부터 자발적으로 블랙프라이데이 행사를 진행했다.

이후 업체들의 참여가 활발해지고 세일 기간, 할인 폭 등이 점차 확대되면서 캐나다 블랙프라이데이도 활성화하는 추세다. 다만 미국 블랙프라이데이 때 대부분 기업이 70~80%씩 상품을 할인하는 것에 비해 캐나다의 블랙프라이데이 할인율은 업체마다 차이가 있다.

영국 박싱데이(Boxing Day)는 크리스마스 다음날인 12월26일이다. 박싱데이는 원래 가난한 이들에게 선물이나 기부하는 것에서 유래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크리스마스와 연말에 재고 처리를 위해 기업이나 상점들이 대규모 할인 행사를 여는 기간으로 인식되고 있다.

영국 정부는 박싱데이를 공식 휴일로 지정하고 적극적으로 소비를 장려하고 있다. 만약 26일이 일요일이라면 27일을 대체휴일로 지정해 박싱데이를 보장하고 있다.

프랑스에서는 여름과 겨울 두 번의 대규모 할인 행사를 진행한다. 프랑스 전 지역의 백화점과 쇼핑센터, 상점들이 상품 가격을 대폭 할인하는 솔드(Soldes) 행사를 연다. 여름 세일은 바캉스가 시작될 즈음인 6월 마지막 주 수요일부터 5주간 지속된다. 겨울 세일은 크리스마스와 신년 휴가가 끝난 직후인 1월 첫째 주 수요일에 시작된다. 이 시기는 관광 성수기와 맞물려 해외쇼핑객의 발걸음도 이어지고 있다.

솔드행사는 루이비통, 샤넬 등 프랑스 명품 브랜드도 할인에 동참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다만 다른 나라의 행사보다는 할인율이 낮게 시작하는 편이다. 시즌 초기에는 보통 20~30%를 할인한다. 세일 기간이 경과할수록 최고 70%까지 할인율이 높아지기도 하지만 그만큼 상품도 줄어든다.

중국에서 대규모 할인 행사인 광군제(光棍節)가 매년 매출을 경신하며 새로운 세일 행사로 각광받고 있다. 광군제는 11월 11일로 독신자의 날을 뜻한다. 2009년에 알리바바가 운영하는 중국 최대 인터넷쇼핑몰 타오바오가 독신자를 위한 세일을 시작하면서 광군제는 중국 최대 쇼핑일로 자리 잡았다.

올해 광군제 전체 티몰 매출은 총 1207억위안(한화 20조6723억원)을 기록했다. 판매 개시 6분 58초 만에 매출 100억 위안(한화 1조 7천억원)을 돌파하는 등 신기록을 세웠다. 지난해 광군제 매출 약 912억 위안(약 16조 5천억원)을 무려 30% 이상 가뿐히 넘어서는 금액이다.

한국 정부도 지난해부터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 행사를 키우고 있다. 물론 미국판 블랙프라이데이와 비교해 할인 수준이 기대에 못미친다는 지적이 있지만 전문가들은 장기적으로 두고 볼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김숙경 산업연구원 서비스산업연구실 연구원은 “ 정부와 유통업체 주도의 세일 행사가 문제로 지적되기도 하지만 시즌별 재고를 줄이기 위한 제조업체와의 이익이 맞물리는 경우가 더 많다”며 “성숙한 행사로 자리잡도록 장기적으로 다듬어갈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광군제를 맞이해 아이씨비 김포 물류센터에서 역직구 물품의 중국 배송 준비를 하고 있다./ 사진=에델만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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