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은택 밀어주기 의혹 KT는 수사 대상에…비선실세 요구 거부한 SKT는 주요 사업 무산 의혹

비선실세 차은택 씨 측근으로 알려진 이동수 전 KT IMC본부장. / 사진=KT

박근혜 정권 비선실세와 엮인 이동통신사들이 서로 다른 방식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비선실세 요구를 거부한 곳은 거부한 탓에, 반대로 요구를 수용한 곳은 결탁 의혹에 힘겨운 상황에 처하게 됐다


이동통신 3사 중 비선실세와 가장 깊게 엮인 곳은 KT다. KT는 광고제작사 영상인에서 차은택과 같이 근무했던 이동수 씨를 지난해 2월 KT브랜드지원센터장으로 임명했다. 9개월 뒤 그는 회사 전체 마케팅을 담당하는 IMC본부장 자리를 맡게 된다.

여기에 2~9월 방영된 KT의 방송광고 24편 중 11편이 차은택 씨 관련 회사에서 맡았던 것으로 드러나면서 이 전무가 차은택 씨에게 일감을 몰아준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차 씨가 대표로 있는 아프리카픽쳐스가 6편의 광고 제작에 참여했고 5편은 차씨가 실소유주라는 의혹을 받고 있는 광고 대행사 플레이그라운드가 수주했다.

정치권 일각에선 KT가 비선실세를 끌어들여 수혜를 보려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하지만 사실상 KT는 상처만 남게 됐다. 검찰은 이동수 전무 입사와 차 씨 회사의 광고 수주 과정에 대해 살펴보고 있다. 회장 연임을 노리고 동분서주하던 황창규 회장은 연임이 아니라 검찰 수사에 대비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비선실세의 부탁을 거절했던 SK텔레콤은 그 댓가로 CJ헬로비전 합병 무산이라는 파국을 맞게 됐다는 의혹이 나오고 있다. 24일 국회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민주당 박찬대 의원은 “공정위가 SK텔레콤과 CJ 헬로비전의 합병을 불허한 시점이 K스포츠재단으로부터 80억원을 출연하라고 요구받았던 SK가 30억원만 내겠다고 했던 때"라며 "우연이라고 하기엔 정황이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지적에 대해 공정위는 계속해서 사실 무근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당시 심사가 비정상적으로 길어졌다는 점, 조건부 합의로 이야기되다 갑자기 합병 무산으로 바뀐 점 등 때문에 업계에선 비선실세의 요구를 묵살한 괘씸죄가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아직까지 비선실세와 직접적으로 연루됐다는 정황은 발견되지 않았다. 다만 권영수 부회장이 박근혜 정권의 최성중 방통위원장과 가까워 방통위 조사 거부 등과 관련 봐주기 의혹을 받은 바 있다. 둘은 1957년생 동갑내기로 경기고, 서울대 동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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