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부진·중국 악재에 600선 무너져…"저가 매수할 타이밍" 의견도
코스닥 지수가 기약없는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그동안 지수를 떠받친 제약·바이오 업종이 거품논란에 급락했다. 더불어 중국의 반(反)한류 기류, 수급 악화까지 겹치면서 투자심리가 얼어붙었다.
심리적 지지선이라 할 수 있는 600선이 또 다시 무너졌다. 전날 코스닥 지수는 지난 24일 전일대비 7.64포인트(1.27%) 떨어진 592.65로 마감했다. 이는 연중 최저치로 11거래일만에 재차 600선이 붕괴된 것이다.
25일도 심상치 않다. 코스닥 지수는 이날 0.05포인트(0.01%) 내린 592.60 개장한 뒤 살짝 반등했으니 이내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오전 9시 30분 기준 지수는 전날보다 1.48포인트 떨어진 591.17를 기록하고 있다. 개인과 기관이 각각 36억원, 3억원어치 순매도하고 있고 외국인이 53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최근 코스닥 폭락은 거품 논란에 따른 바이오주 급락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 된다. 제약·바이오 업종은 한미약품 사태를 시작으로 주가 재평가가 이뤄지고 있다. 한미약품은 지난해 6조원대 기술 수출 계약을 맺으며 제약·바이오 업종의 상승을 이끌었다. 하지만 9월 30일 독일 제약업체 베링거잉겔하임과 계약한 8500억원 규모 기술 수출이 해지되면서 한미약품을 비롯한 제약·바이오 성장성에 의문이 제기됐다. 실제 3분기 바이오 실적이 시장 기대치보다 낮게 나오면서 하락세가 더욱 커졌다.
24일 코스닥에서 바이오업체인 메디톡스는 7.98% 떨어졌다. 케어젠은 전날 실적이 시장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면서 20%대 하락한데 이어 24일도 5%가량 떨어졌다. 에스티팜, 안국약품도 5∼6%대 하락했다. 다만 25일은 최근 연이은 하락에 따른 저가 매수세가 유입하면서 소폭 반등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또 중국의 금한령(禁韓令한류 금지령)에 자극 받아 엔터테인먼트주가 약세를 보인 것도 원인으로 지목된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일(현지 시각) 이언왕(藝恩網)과 텅쉰(騰迅)오락 등 중국 인터넷 연예 뉴스가 '한국 드라마, 영화, 예능 프로그램과 한국 작품을 리메이크한 콘텐츠의 방송 금지 및 한국 배우의 예능 참여 금지'에 대한 구두 지침을 각 방송국 책임자들에게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이 탓에 중국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연기자 송중기가 중국 스마트폰 TV 광고 모델에서 현지인으로 교체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왔다.
종목별로는 씨그널엔터테인먼트와 큐브엔터가 24일 각각 11.53%, 7.64% 떨어졌다. 초록뱀과 에스엠, 쇼박스는 5∼6%대 낙폭을 기록했다. 25일 엔터테인먼트 주가 역시 바이오 업종과 마찬가지로 반등이 연출됐지만 추세적인 반전이라 하기엔 그 강도가 약하게 나오고 있다.
코스닥시장 전반의 수급이 충분치 못한 것도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들이 연속적으로 매수에 가담하지 않고 있다. 이 탓에 증시가 하락할 때마다 코스피에 비해 코스닥 낙폭이 커지고 있다. 국민연금이 연말까지 1조원 가량을 투입하기로 했지만 좀처럼 분위기가 바뀌지 않고 있다. 오히려 연기금은 최근 나흘연속 순매도를 기록하며 오히려 '팔자'에 나서고 있다.
다만 코스닥지수가 600선 밑으로 떨어진 현 상황을 저가 매수 기회로 삼아야 하다는 견해도 나온다. 김형래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코스닥이 올해 두 차례 600선을 하회한 적이 있지만 두 번 모두 빠르게 회복하는 모습을 보였다. 600선을 지지선으로 봐야한다. 기술적인 반등 구간이라 할 수 있다”며 “지수는 단기적으로 600~650선에서 움직일 전망”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