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협회 ‘디젤 자동차의 미래’ 포럼…“디젤은 친환경 유망 기술”

수입차 업계가 디젤차를 재조명하고 나섰다. 폴크스바겐 디젤게이트 이후 제기된 디젤 자동차 시대의 종말론에 대해 한국수입자동차협회는 적극 반박했다. 클린디젤 신화는 붕괴했지만 디젤 엔진은 에너지 기술 측면에서 여전히 발전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이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는 24일 서울시 중구 페럼타워에서 디젤 자동차의 미래라는 주제로 오토모티브 포럼을 열고 디젤 엔진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요구했다. 포럼을 진행한 전광민 연세대 기계공학과 교수는 “디젤 엔진의 장단점과 미래에 대한 토론을 통해 디젤 엔진에 대한 오해를 불식시키고 정확한 이해를 돕고자 한다”고 말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가 24일 서울 중구 페럼타워에서 개최한 오토모티브 포럼에 참석한 수입차 업계 관계자들이 디젤차의 미래에 대해 토론하고 있다. / 사진 = 한국수입차협회
수입차 시장에서 디젤차는 여전히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폴크스바겐과 아우디 판매정지 처분으로 디젤차 점유율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3%포인트 줄었지만 인기 모델 판매는 늘었다. 지난달 수입차 판매량 상위 5개 모델 중 3개가 디젤차였다.

BMW 중형 세단 520d는 지난달 총 1732대가 팔리며 수입차 판매량 상위 1위에 이름을 올렸다. BMW 코리아 관계자는 "디젤게이트 이후 소비자들의 우려가 있었지만 폭스바겐그룹을 제외하고는 디젤차 인기는 꾸준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패트리스 마레즈 푸조시트로엥(PSA)그룹 부사장은 “디젤은 가솔린보다 25%가량 적게 연료를 쓴다”며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적어 디젤은 여전히 미래 이산화탄소 규제 목표를 충족하기 위한 주요 방안”이라고 말했다. 디젤차는 질소산화물(NOx)이란 오염물질을 배출하지만 이산화탄소(CO2)는 휘발유차보다 적게 배출한다.

이날 포럼에서 기조 발제를 진행한 배충식 카이스트 기계공학과 교수는 디젤이 현존하는 연료 중 제동열효율(BTE)이 가장 높다고 강조했다. BTE는 연료가 가지고 있는 고유의 에너지가 활용 가능한 유효 에너지로 전환되는 비율이다. 디젤은 BTE가 평균 43%로 나타났지만 가솔린의 경우 38%에 불과하다.

배 교수는 “국제에너지기구(IEA) 에너지기술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디젤엔진은 향후 30년 이상 자동차 수송부문에서 가장 중추적인 역할을 차지할 것”이라며 “지난해 폭스바겐 사건 이후 디젤엔진이 사장돼야 하는 기술로 호도되고 있지만, 고효율·저배기를 실현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이고 유망한 친환경 기술”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그는 "폭스바겐 디젤게이트 이후 디젤에 대한 사회적 신뢰가 크게 떨어졌지만, 현재 학계에서는 디젤 엔진에서 생성되는 질소산화물(NOx)과 입자상물질(PM)을 제로에 가까운 수주능로 저감시킬 수 있는 혁신적인 연소기법이 개발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포럼에 참석한 업계 관계자들 역시 폭스바겐 디젤게이트로 촉발된 디젤 엔진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과도한 측면이 있다고 경계했다. 가장 효율적인 에너지 변환기술인 만큼 친환경 디젤 엔진 개발에 선도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의견이다.

전광민 연세대 기계공학과 교수는 "폭스바겐 사태로 디젤차 전체가 누명을 썼다고 본다"며 "시장과 정책은 모두 사실에 입각한 정보에 기반돼야 하는데 지난 1년간 이것이 잘 이뤄지지 않았다. 디젤에 대한 정확한 정보 전달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와다 마사노부 전 일본자동차수입조합 상무는 "에너지 효율성과 주행 퍼포먼스 등 디젤차가 가진 장점이 계속해서 중요하게 인식될 것으로 전망한다"면서 "일본에서는 향후 디젤차가 하이브리드 및 전기차의 지위와 비슷한 시장 성능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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