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시장 경기위축 조짐…해외건설 AIIB, 플랜트 발주계획 힘입어 수주 늘듯
주택시장 경기가 위축된다는 '경고신호'가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주택경기 선행지표 악화, 아파트 매매시장 위축, 주택담보대출금리 인상, 정부규제 강화가 그 이유다. 다만 내년부터 해외건설 경기가 좋아질 수 있다는 전망이 희망을 준다. 주택경기 위축에 따른 건설업계의 실적 감소분을 보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24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주거용 건축물 인허가 면적은 1843만4000만㎡로 나타났다. 전년 동기 대비 35.5% 감소한 수치다.
인허가 면적은 주택경기 선행지표다. 인허가 면적이 늘면 착공, 준공 물량이 늘어 건설기성(대금) 또한 증가한다. 이에 건설사가 재차 주택 인허가를 늘리며 ‘주택경기 선순환 구조’를 만든다. 반대로 인허가 면적이 줄어들면 미래 주택시장 경기 하강으로 이어질 수 있다.
주택경기를 좌우하는 외부 요인도 긍정적이지 않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16개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 평균금리(만기 10년 이상 분할상환 방식)가 10월 들어 3%대(3.01%)를 돌파했다. 올 4월 이후 6개월 만이다. 11.3 부동산 대책(조정지역 청약 1순위‧재당첨 제한 등)과 더불어 주택시장 수요위축을 부르는 요인이다.
실제 아파트 매매시장은 관망세를 넘어 가라앉고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24일 기준 올해 누계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은 ▲전국 ▲수도권 ▲지방 ▲서울 ▲강북 ▲강남 등 대부분의 지역에서 전년 동기 대비 낮은 수준이다.
당장 내년부터 주택시장 경기 위축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2일 열린 ‘2017년 건설‧부동산 경기전망 세미나’에서 허윤경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내년 전국 집값은 0.8%, 전셋값은 1.0% 하락한다”는 전망을 내놨다. 주택시장에서 시세차익을 노리는 가수요가 걷히며 주택시장 경기 하강 가능성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국내 건설업계는그 동안 해외건설에서도 수주 가뭄을 겪었다. 24일 기준 올해 누적 해외건설 수주액은 223억 달러다. 이는 전년 동기(406억 달러) 대비 43% 감소한 수치다. 저유가로 인한 중동 발주물량 축소가 원인이다. 9월 사우디 정부는 690억 달러 규모 국가사업 및 계약 재검토 방침을 밝혔다. 이에 업계에선 ‘사업규모가 33% 가량 감소할 수 있다’는 전망이 대두됐다.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의 사업축소가 해외건설 수주 어려움을 가중시킬 수 있다고 우려에서다. 이는 주택시장 위축과 더불어 건설업계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김형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중동 지역 플랜트 공사는 5년 주기로 이뤄진다. 내년부터 기존 플랜트 개·보수 및 신규물량이 나오는 시기가 맞물린다"며 "유가전망 모임에서 3~4년 내 국제유가가 60~70달러에 이른다는 의견이 중론이다. 점진적 유가상승과 더불어 해외건설 신규발주가 늘 것"이라고 말했다.
김형근 연구원은 AIIB를 통한 아시아 토목 물량 확대도 해외건설 경기에 긍정적 요인이라고 꼽았다. 김 연구원은 "AIIB가 내년부터 매년 150억 달러를 인프라 투자자금으로 지출한다.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 정책과 더불어 자원이 풍부한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지역 인프라 투자가 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광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내년부터 중동 및 북아프리카 지역(MENA) 플랜트 발주물량 증가를 예상했다. 각국의 정유공장 신규 설립 및 고도화 계획 등을 근거로 그는 이 지역 플랜트 발주물량이 2009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한다.
이 연구원은 “현재 기준에서 2017년 이란 플랜트 발주는 306억 달러로 전망된다”며 “전체 MENA 플랜트 예상 금액에 합하면 2017년 MENA 플랜트 발주는 1037억 달러로 추청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