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콜 계획 차량 미국의 3.9% 불과…“상위 모델 선택 옵션이라 적을 뿐”
기아자동차가 화재 위험성이 발견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2008~2009년형 스포티지를 28일부터 시정 조치(리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차세제어장치 모듈 커넥터 전기 배선이 합선돼 차량 화재로 이질 가능성이 미국에서 발견된 탓이다. 차세제어장치는 차량을 미끄러짐으로부터 안전하게 보호하는 차량 안전 시스템이다.
22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기아차는 미국에 판매된 2008~2009년형 스포티지 7만1704대와 국내 판매 차량 2868대를 리콜한다는 계획이다.
기아차 미국 대변인 제임스 호프는 “리콜 모델의 경우 제동장치 전기배선 부근의 커버가 제대로 조립되지 않아 수분을 함유한 제설제 등이 안쪽 전기배선에 침투할 경우 부식이 발생했다”며 “합선과 함께 불이 날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국내 리콜 예정 차량 대수는 미국 리콜 계획 차량의 3.9%에 불과해 논란이 일고 있다. 문제가 된 차세제어장치 모듈 커넥터는 국내 자동차 부품 생산업체인 만도에서 공급한 제품으로 국내 차량에도 일괄 적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국내 기아차 관계자는 “2008년과 2009년식 스포티지 모델에서 차세제어장치는 최고사양에만 적용되는 상위 옵션이었다”면서 “해당 모델을 구매한 소비자가 많지 않아 미국과 리콜 대수 차이가 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리콜은 지난 4월 한 주택에 주차된 2008년형 스포티지에서 화재가 발생한 것을 계기로 발견됐다. 기아차는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에 게재한 공지문에서 9건의 유사 사고 신고를 받았으나 부상자 보고는 없었다고 밝혔다.
한편 기아차 관계자는 “전기배선에 부식이 생겼을 경우 이를 모두 교체하고 부식이 없다면 제동장치 커버 만을 바꿀 예정”이라며 “수리를 완료하기 이전까지 건물 및 다른 차량과 떨어져 옥외 주차할 것을 당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