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한국 견제로 화장품 산업 성장세 제동…3분기 면세점 매출 6.8% 감소

유커 방한으로 급격한 성장률을 보였던 국내 화장품의 면세점 매출증가 폭이 주춤하는 모양새다.

23일 화장품업계에 따르면 3분기 아모레퍼시픽의 면세점 매출은 3637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6.8% 감소했다. 2014년 이후 아모레퍼시픽의 면세점 매출 성장률이 방한 중국인 관광객 수 성장률을 밑돌기는 처음이다. LG 생활건강도 3분기 면세점 매출이 2447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12.0% 감소했다.

아모레퍼시픽과 LG 생활건강의 면세점 매출은 국내 화장품 면세점 매출을 가늠할 수 있는 바로미터다. 변화된 국내외 정세가 국내 화장품의 면세점 매출 증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 정부의 사드 배치, 중국 어민들의 서해 조업 규제 등 외교적 문제가 경제적 보복으로 이어진게 아니냐는 지적이 우세하다. 정부가 주한 미군에 사드배치 결정을 내린 지난 7월 8일 이후 부터 중국 정부의 한국 견제가 눈에 띄게 늘었기 때문이다.

 

우선 중국 수입 통관이 까다로워졌다. 중국 정부는 한국 화장품산업의 고성장과 중국 소비자의 한국 화장품에 대한 선호 현상을 견제하고 자국 로컬 브랜드 강화, 내수 진작을 위해 위생허가, 비자 발급 등을 까다롭게 하여 한국 화장품 수출에 제동을 걸고 있다.

실제로 한국산 화장품 및 식품의 수입 통관 불합격 건수는 지난 1월 28건(4.1%)에서 6월 4건(1.7%), 7월 5건(1.9%)

으로 감소하는 추세였다. 그러더니 8월에는 무려 61건으로 급반전됐다.

 

여기에 중국 화장품 시장에서 중국 기업이 차지하는 시장 점유율은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중국 화장품 상위 20대 기업 중 6개가 중국 업체다. 상하이자화(上海家化)와 잘라(Jala·伽藍)의 시장 점유율은 각각 1.9%, 1.6%로 아모레퍼시픽보다 높다.
 

최근 중국 정부가 유커 방한에 대해 제한을 내린 것도 이러한 추세를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중국 국가여유국은 향후 6개월 간 불합리한 저가여행을 중점적으로 관리하겠다며 방한하는 중국인 관광객 숫자를 감축할 계획이라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공식적인 방침은 아니지만 중국 정부가 구두 또는 전화를 통해 현지 여행사들에 이러한 지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김미연 유안타 증권 연구원은 “중국 정부의 한국 견제로 인한 유커 방한제한, 로컬기업 지원 등 중국 시장 변화를 고려할 때 화장품의 면세점 매출 성장률은 둔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유커 방한으로 급격한 성장률을 보였던 국내 화장품의 면세점 매출증가에 주춤하는 모양새다. 사진= 뉴스1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