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말 첫 시행, 아직까지 적자… 택시업계 이미지 개선 위해 서비스 계속

서울경찰청 교통안전계 경찰관들이 택시 승차거부와 합승, 주ㆍ정차 위반 등 교통 무질서 행위 특별단속을 하고 있는 모습/사진=뉴스1

‘세상에서 가장 큰 택시’ 콜버스(Callbus)가 불합리한 요금 체계로 인해 이용객들 불만이 커지고 있다. 동승자가 늘수록 가격이 저렴해지기는커녕 늘어나는 탓이다. 애초 콜버스가 홍보에 활용한 택시비보다 70~80% 저렴한 이용료도 혼자 탑승할 경우에만 한하는 경우가 많았다. 

 

콜버스는 지난 7월 말부터 서울시와 서울시 택시 회사, 콜버스랩이 공조해 운영하는 O2O(Online to Offline) 서비스다. 운행 지역은 강남구, 서초구 등 12개구로 이용객은 밤 11시부터 새벽 4시까지 콜버스 차량을 호출해 원하는 목적지 부근의 정류소에 하차할 수 있다. 요금은 거리에 비례해 부과되고 일반 택시 심야 할증 요금의 70~80% 수준이다.

 

등장 당시 콜버스는 심야시간대 빈번한 승차거부의 해법이란 점에서 큰 환영을 받았다. 택시의 '콜'이 주는 편의성과 버스가 주는 경제성이 콜버스 이용객을 끌어들였다. 하지만 콜버스가 이 두 측면 모두에서 뚜렷한 강점을 갖지 못한다는 이용객의 지적이 제기된다.

 

콜버스 요금 지불 방식은 버스와 같다. 개인별 계산이 원칙이다. 예를 들어 새벽 1시에 강남역에서 건대입구역으로 이동할 경우 택시 요금은 1만300원, 콜버스는 6900원이다. 혼자 콜버스를 이용하면 6900원만 내면 되니 택시를 이용한 것보다 3400원을 절약할 수 있다. 

 

그러나 두 명이 이용할 경우, 택시는 1만300원을 나눠 각각 5150원씩 계산할 수 있지만 콜버스는 각자 6900원씩 총 1만3800원을 계산해야 한다. 둘이서 택시를 탄 것보다 콜버스를 이용한 것이 3500원 더 비싼 셈이다. 콜버스는 혼자 이용할 땐 요금 절약이 가능하지만, 둘 이상이 이용할 땐 역으로 택시보다 비싼 값을 치러야 한다. 이렇다 보니, 콜버스가 애초 홍보한 ‘택시보다 저렴한 요금’은 혼자 탔을 때에 한하는 경우가 많다.  

 

이용 편의성에도 의문이 제기된다. 콜버스는 합승이 기본 원칙이다. 승객을 태운 후에도 운전기사는 계속해서 탑승 요청을 받는다. 목적지가 비슷할 경우엔 콜버스 정류소에 들러 새로운 탑승객을 태워야 한다. 중간 탑승이 빈번하다면 택시로서의 장점을 잃는다. 심야버스와의 차별화도 불가하다. 심지어 일반 버스는 승객을 기다리지 않지만 콜버스는 요청 승객을 기다려 태워야 한다. 콜버스 이용객은 동선과 소요 시간의 불확실성을 감안해야 하는 것이다. 

 

지난주 콜버스를 이용한 임소라(24)씨는 “친구 둘과 함께 콜버스를 처음 이용했다. 강남역에서 이태원까지 5000원이 조금 넘게 나왔다. 요금은 셋이 합쳐 1만7000원 정도였다. 오히려 친구들과 돈을 나눠낼 수 있는 택시가 더 저렴하게 느껴졌다”며 “혼자라면 이용하겠지만 동승자가 있을 경우엔 이용하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콜버스 운영업체인 콜버스랩 관계자는 “원래 혼자 타는 게 가장 저렴하다. (개인별로 요금을 내야 하는) 요금 체계 개선에 대해서는 내부 논의 중이다. 언제 개선이 될지는 모른다”고 답했다.  

 

한편 서울시 법인택시회사는 콜버스로 적자를 보고 있다. 콜버스 전용 차량은 메르세데스-벤츠 스프린터의 13인승 심야 콜버스 용 컨버전 모델인 TX 노바와 현대자동차의 쏠라티다. 차량은 택시 법인회사에 소속되어 관리된다. 택시 법인은 운전기사 인건비도 직접 챙겨야 한다. 콜버스랩에 수수료도 내야 한다. 하지만 수익이 나지 않는 현 상황에서 이 모든 비용은 택시회사에게 부담이다. 하지만 택시회사는 일반 택시의 승차거부 이미지 개선을 위해 적자에도 불구하고 콜버스 서비스를 계속 할것이라 전했다. 

 

서울시택시운송사업조합 관계자는 “아직까지 콜버스는 적자 사업이다. 그러나 택시업계가 승차난 해소를 위해 노력한다는 이미지를 얻기 위해서라도 콜버스는 계속 운행될 것”이라며 “현재 적자가 나는 부분에 대해서는 활성화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답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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