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전기전자·철강 강세…의약품·섬유의복 하락세 지속

국내외 증시를 둘러싼 환경이 급격하게 변하고 있는 가운데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업종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금융, 전기전자, 철강 업종은 상승세인 반면 제약·바이오, 섬유의복 업종은 하락세를 맞고 있다. 전문가들은 업종에 따라 차별화된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라 조언하고 있다.


미국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은행과 보험 등 금융 업종이 지속적으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금융업종 지수는 올해 7월 8일 383.03에서 이달 23일 447.82까지 올랐다. 은행 업종 지수만 따로 떼어 놓고 보더라도 같은 기간 24.8%올랐고 보험 업종 지수도 19.2%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동안 금융업종은 자본규제 강화와 저금리 고착화에 따른 부정적인 상황 속에 있었다. 하지만 이러한 불리한 상황 속에서도 은행과 보험 업종 실적이 개선된 영향이 투자자들을 끌어모았다. 부동산 경기 활황으로 관련 대출이 늘면서 주요 은행들의 3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보다 크게 개선됐다. 신한은행과 KB국민은행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각각 32.21%, 84.21% 증가했다. 하나은행은 당기순이익에서 지난해 대비 99.04% 증가했다. 보험업종도 손해보험사 위주로 실적이 개선됐다.

미국 금리인상 수혜주로 부각된 것도 금융업종 지수 상승을 이끈 요인이다. 미국 기준 금리 상승으로 국내 기준 금리가 오르게 되면 금융업종의 순이자마진이 늘어난다. 이미 시중은행에서 대출 금리의 경우 지난 4월 이후 약 7개월만에 평균 3%대를 나타냈다. 기존 대출 금리는 2%대에서 머물고 있었다.

전기전자와 철강금속업종도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전기전자 업종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회사가 이끌고 있다. 주요 제품인 D램이 공급 부족으로 가격이 상승하면서 이들 회사의 수익성이 개선됐다. 더불어 낸드플래시메모리, 3D낸드플래시메모리 등 고부가 제품도 수요가 살아나면서 이들 업종 숨통을 틔었다. 전기전자 업종은 연초 대비 41.9% 오른 상태다.

철강금속업종은 금융, 전기전자 업종과는 다르게 11월이 돼서야 상승 분위기를 내기 시작했다. 철강금속업종 지수는 11월 1일 종가 기준 4296.38이었지만 23일 4661.86로 8.5% 올랐다. 공급 과잉 주범으로 꼽혔던 중국이 철강 산업 구조조정에 속도를 내고 있고 바닥을 쳤던 철강 제품 가격이 오르기 시작했다. 더불어 미국 인프라에 1조달러를 쏟겠다는 미국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철강금속 업종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다.

반대로 의약품 업종은 하락세다. 의약품 업종 지수는 6월 9일 11344.56으로 연고점을 기록했지만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여기에 9월말 ‘대장주’ 한미약품이 수출 계약 취소라는 악재와 허위 공시 논란으로 급락하면서 다른 의약품 업종 역시 하락했다. 트럼프 당선 이후 오바마케어 폐지라는 호재로 살짝 반등했지만 트럼프가 폐지에 미온적인 반응을 보이면서 미국을 비롯한 국내 의약품 업종은 다시 하락했다.

섬유의복 업종도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섬유의복 업종 지수는 2월 18일 396.62까지 기록했지만 줄곧 떨어지며 이달 22일 289.95까지 내려앉았다. 소비가 침체되며 업종 전반적으로 이익 증가에 대한 동력이 다른 업종에 비해 부족한 상태다. 미래에셋대우에 따르면 2012~2015년 주요 내구 재화 평균 실질 소비 성장률은 2.2%로 2010년 이후 평균인 2.5%를 하회한다. 이중 패션 소비부문은 2014년 이후 역성장을 면치 못하고 있다.

경제 상황이 급격하게 변하지 않는 한 업종별 차별화는 두드러질 가능성이 크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미국을 중심으로 경제 회복 움직이 감지되고는 있지만 그렇다해서 모든 업종이 수혜를 받는 건 아니다”며 “역발상 투자로 침체된 업종에 접근하는 것도 괜찮은 전략이지만 언제 산업이 턴어라운드할 지는 알 수 없어 쉽지 않다. 다만 관심있는 산업에 해당하는 주요 지표들을 확인하면서 투자 시점을 고려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국내 유가증권시장에서 업종별 차별화가 강화되고 있다. /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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