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B제품만 공개" 롯데마트 방침에 시민단체 반발…홈플러스·이마트는 공개 요구에 답변도 안해

시민단체는 롯데마트가 판매하고 있는 모든 생활화학제품의 전체 성분을 공개하지 않는 것에 대해 비난하며 성분 공개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22일 서울역 롯데마트 앞에서 가졌다. / 사진=정윤형 기자

 

가습기살균제 사태로 생활화학제품 속 성분을 모두 공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가운데 롯데마트가 마트에서 판매하는 모든 생활화학제품의 성분이 아닌 자사에서 만든 PB제품의 성분만 공개해 시민단체의 비난을 받고 있다.

환경운동연합과 환경보건시민센터 등 여러 시민단체는 롯데마트가 판매하고 있는 모든 생활화학제품의 전체 성분을 공개하지 않는 것에 대해 비난하며 성분 공개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22일 서울역 롯데마트 앞에서 가졌다.

환경단체들은 소비자가 생활화학제품의 전 성분을 알고 있는 것이 소비자 안전을 지킬 수 있는 최소한의 조치라고 주장한다. 정미란 환경운동연합 팀장은 “만약 소비자가 생활화학제품을 사용하다 몸에 이상이 생겼을 경우 제품에 어떤 성분이 있는지 알아야 제대로 된 치료를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9일 환경운동연합은 가습기 살균제 국정조사 대상 중 현재 생활화학제품을 판매하고 있는 12개 업체에 해당 기업이 판매하는 모든 생활화학제품의 전체 성분 공개를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다.

이들에 따르면 공문을 받은 업체 중 애경, 롯데마트, 다이소아성산업, 클라나드가 공문에 대한 답변을 했고 애경, 다이소아성산업, 클라나드는 성분을 공개한다는 입장을, 롯데마트는 성분을 공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환경운동연합의 생활화학제품 전 성분 공개 요구에 대한 롯데마트의 답변. / 사진=환경운동연합

 

롯데마트 측은 공문을 통해 “소비자 안전을 위해 생활화학제품의 성분은 중요한 자료”라며 “다만 관련 자료가 가지는 민감성 때문에 소비자 혼란을 야기할 수 있어 정보 제공의 채널을 일원화(처음에는 환경부에만 공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롯데마트 측은 “당사에서 취급 중인 생활화학제품의 전 성분은 환경부에 제출한 바 있어 환경부의 협조를 통해 시민단체가 받아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롯데마트는 22일 환경운동연합 기자회견 당일 자사 홈페이지에 롯데마트 PB생활화학제품에 한해서만 제품 성분을 공개했다. 이에 대해 최예용 환경보건시민센터 소장은 기자회견에서 “소비자들은 PB상품만 사는 것이 아니다”라며 “롯데마트가 팔고 있는 모든 생활화학제품에 대한 전 성분을 공개해야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롯데마트 측은 PB제품 외 다른제품에 대한 성분 공개를 거부하는 것이 아니라 롯데마트가 이를 공개할 권한이 없기 때문에 공개하지 않는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롯데마트가 자사 PB생활화학제품 외에 다른 제품의 성분까지 공개하려면 제조사와의 협의와 허락이 필요하다”며 “만약 제조사에서 롯데마트에 제품 성분을 공개하라고 허락하면 공개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시민단체 측은 롯데마트의 수동적인 태도에 유감스럽다는 입장을 표했다. 정미란 팀장은 “다이소의 경우 처음에 성분공개를 하지 않겠다고 밝혔지만 제조 수입자와의 협의를 통해 전 성분을 공개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왔다”며 “롯데마트도 제조사와의 적극적인 협의를 하면 충분히 전체 제품에 대한 성분 공개를 할 수 있지만 롯데마트 측은 수동적인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한편 환경운동연합의 생활화학제품 전 성분 공개 요구에 홈플러스, 이마트, 홈케어, 코스트코 코리아, 제너럴바이오, 산도깨비, 헨켈홈케어코리아, GS리테일은 요구에 대한 답변을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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