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금리상승 부담감 지속· 장기채 위주로 혼조세 이어질 듯
채권 금리 상승에 제동이 걸렸다. 한국은행이 21일 국고채 매수에 나서면서 국고채 금리는 만기별로 등락이 엇갈리며 혼조세로 마감했다. 다만 미국 금리인상 부담감은 여전히 남아 있어 당분간 경계심리가 이어질 전망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날 국고채 3년물 최종호가 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1.1bp 하락한 1.725%를 기록했다. 국고채 5년물은 0.2bp 오른 1.870%, 10년물은 1.2bp 떨어진 2.120%에 고시됐다. 국고채 20년물은 1.4bp 상승한 2.215%에 거래가 끝났고 국고채 30년물과 50년물은 각각 2.9bp 오른 2.240%와 2.9bp 상승한 2.230%를 기록했다.
이날 만기별 국고채 금리의 등락이 엊갈린 것은 한국은행의 국고채 매입 때문이다. 한국은행은 채권 금리가 예상밖으로 급등하자 금리를 안정시키기 위해 지난주에 발표한 대로 이날 대규모 국고채 매입에 나섰다. 지난 18일 이주열 총재의 안정화조치 발언 이후 한국은행은 홈페이지를 통해 국고채 매입 방침을 발표했다.
이날 오후 2시부터 진행된 경쟁입찰에서 한국은행은 국고채 3년물 16-2호 5000억원, 국고채 5년물 16-4호 3000억원, 국고채 10년물 16-3호 1700억원 등을 사들였다. 지표물에서 응찰 규모는 총 9700억원이다.
비지표물에서 낙찰이 이어졌다. 한국은행은 국고채 5년물 15-1호 1000억원,국고채 10년물 14-5호에서 1500억원, 국고채 20년물 13-8호에 500억원을 사들였다. 지표물과 합치면 이날 매입 규모는 1조2700억원에 달한다. 다만 지난주 발표했던 목표금액 1조5000억원에는 미치지 못했다.
한국은행이 국고채 3년물부터 20년물까지 단순매입에 나서면서 채권시장에선 그 동안 이어지던 약세가 완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매입 규모의 절반 가까이 되는 국고채 3년물은 강세(채권금리 하락)를 보였다. 다만 한은의 국고채 매입에서 제외된 30년물 이상 장기물은 금리가 3bp가까이 상승했다.
채권 시장에서는 한은의 국고채 매입이 발표대로 마무리됐으나 대외 변수 영향력이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에서 기대하던 이벤트였지만 시장 흐름은 여전히 미국 금리에 촛점을 맞추고 있다는 이야기다. 특히 장기물의 경우 한국 금리가 미국보다 낮은 비정상 상태가 수정돼야 한다는 점에서 이 같은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한 시중은행 채권딜러는 "한국은행이 시장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변동성을 줄이는 효과는 있었지만 여전히 미국 달러 변동과 인플레이션 등에 우려는 남았다"며 "미국 금리상승 부담이 지속되고 예상하기 어려운 장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