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산업 규모 5조8000억원…“반려견 주택, 시장성 충분”

5월 서울 광진구 건국대학교 민주광장에서 반함(반려견과 함께하는 축제)이 열린 가운데 학생들이 반려견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반려동물 시장은 지난해 1조 8000억 원까지 증가했다. / 사진= 뉴스1

국내 반려동물 인구(반려동물+반려인)1000만명에 육박했다. 반려동물을 위한 의료·생활용품·먹거리 산업이 형성됐고 관련 연구가 진행 중이다. 반려동물 전용주택도 등장했다. 반려인의 반응은 매우 좋다. 반려동물 산업 전문가 다수가 반려동물 주택 사업이 유망하다고 주장한다. 2020년쯤 반려동물 산업이 지금보다 4조원가량 더 커질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경기도 용인의 한 반려동물 주택단지가 이달 말부터 입주를 시작한다. 얼핏 봐선 일반 전원주택과 비슷하다. 하지만 일반 주택과는 달리 온 집안 바닥을 모조리 코팅했다. 화장실 바닥 배수관도 50㎜(일반주택)가 아닌 75㎜짜리 크기로 시공해 물이 훨씬 잘 빠진다. 반려동물 전용 출입문도 달려있다.

 

최근 10년간 반려동물 인구는 계속 늘었다. 한국사회경제연구원의 동물보호에 대한 국민의식 조사(2013.10)’에 따르면 국내 반려동물은 440만 마리다.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해 인구수가 4996만 명으로, 인구 11명 당 1명이 반려동물을 키우는 셈이다.

 

주택시장도 반려동물 증가 현상을 고스란히 반영했다. 지난해 3월 울산시 남구에 최초로 반려견 공원이 세워졌다. 대우건설이 지난달 분양한 아파트에는 아파트 최초로 반려견 놀이터가 설치됐다.

 

반려동물 전원주택도 등장했다. 바닥 마감방식이 일반 주택과 다르다. 일반 주택에서 반려견을 키울 땐 바닥 자재들이 강아지 오물에 그대로 노출된다. 따라서 몇 년 살다가 추가 시공하는 경우가 많다. 파주시에 사는 황수정(39) 씨는 "강아지가 배변을 못 가린다. 주로 오줌 누는 바닥은 위로 들떴다. 입주할 때 바닥 시공했던 업체에 문의하니 거실 면적(42.9)은 1000만 원 정도에 시공 가능했다. 너무 비싸서 다른 곳을 알아보는 중이다"라고 말했다.

 

한 시공업체에 따르면 바닥철거 비용이 5만원(3.3), 새로운 바닥 설치비용은 강마루(합판에 원목무늬 필름을 붙이고 강화코팅을 한 마루)기준 10~12만원(3.3)이다. 시멘트 바닥까지 반려동물 오물로 더럽혀졌다면 비용은 더 증가한다.

 

반면 반려견 주택은 애초에 바닥 오염 부담이 없다. 박준영 반려견주택연구소 소장은 반려동물 주택은 기본으로 바닥 코팅이 된다. 목재바닥이 오염될 염려가 없어 몇 년 뒤 바닥공사를 다시 할 필요가 없다. 또 미끄럼 방지를 위한 코팅까지 한다. 일반 가정집서 반려동물 기를 때 자주 생기는 슬개골 탈골이나 관절질환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반려견 주택 전망은 긍정적이다. 박준영 반려견주택연구소 소장은 "신혼부부·()부부를 중심으로 견적·주택방문 문의전화가 매우 많다. 가까운 일본만 보더라도 반려동물 전용 아파트가 활성화 됐다. 2014년 도쿄 인근에서 분양된 아파트 중 80% 이상이 반려동물 용이다. 반면 국내 반려견 주택은 용인 2, 남양주 1곳으로 부족한 상황"이라며 향후 반려견 주택시장이 커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 반려동물 시장은 고령화·1인 가구 증가로 지속적인 성장세다. 이에 2일 농촌진흥청은 반려동물 산업화를 위한 토론회를 열기도 했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20129000억원에 불과하던 반려동물 시장은 지난해 18000억 원까지 증가했다. 2020년에는 58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본다.

 

하지만 반려동물 주택에 관한 연구나 지원은 아직도 미미하다. 오영균 농촌진흥청 영양생리팀장은 "2(반려동물 산업화)토론회에서 반려동물 사료·용품·의료시장은 다뤘으나 반려동물 주택시장은 다루지 못했다반려동물 인구가 꾸준히  느는 만큼 반려동물 주택 사업은 산업화를 논의할 만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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