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미청구공사, 공사미수금 줄었지만 감소폭 작아…초과청구공사는 되려 증가
지난 3분기에 상장 건설사의 재무건전성 '위협요인'인 미청구공사와 공사미수금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감소폭이 작고, 일부 건설사에 편중된 ‘쏠림현상’이 두드러졌다. 대조적으로 같은 기간 대우건설 재무제표 감사의견 거절로 인해 주목받는 초과청구공사 총액은 늘었다.
세간의 관심을 가장 많이 받은 부실징후(미청구공사, 공사미수금)와 더불어 새로운 위험요인이 증가하는 상황이다.
21일 상장 건설사(현대건설, GS건설, 대우건설, 대림산업, 삼성엔지니어링)의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재무제표를 분석한 결과 미청구공사 총액은 10조3693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 말 (10조8276억원)대비 4.23% 줄어들었다.
미청구공사와 더불어 건설사의 재무건정성을 위협하는 공사미수금도 감소했다. 올 3분기 상장 건설사의 공사미수금은 6조4843억원으로 같은 기간 1.29% 줄었다.
미청구공사와 공사미수금은 공사를 수행하고도 받지 못한 ‘매출채권’이다. 발주처와 협의가 지연돼 정상적으로 금액을 수령하지 못한 돌발변수다. 발주처 파산 등의 변수 발생 시 재무제표에 손실로 반영돼 건설사의 경영여건을 악화시킨다. 2013년 어닝쇼크를 겪은 건설사들은 미청구공사가 늘면서 손실이 급격히 늘었다. 공사미수금 역시 대금을 회수하지 못하면 건설사의 손실로 반영된다.
외형적으로 미청구공사가 줄었지만 감소비율이 한자릿수대로 높지 않다. 미청구공사는 여전히 10조원에 육박하면서 건설사의 재무상태를 위협하고 있다. 또한 감소액이 일부 건설사에 편중됐다. 현대건설과 삼성엔지니어링에서 각각 –15.4%, -15.04% 변동한 것을 제외하고 모든 건설사(▲GS건설 6.69% ▲대림산업 3.91% ▲대우건설 13.67%)에서 늘었다.
공사미수금도 감소율이 적다. 또한 감소율이 미청구공사 대비 작다. 공사미수금은 미청구공사 대비 총액은 작지만 건설사 재무건전성에 큰 위협이다. 대손충당금 비율이 낮아 손실 발생 시 재무제표 악화 ‘뇌관’의 하나로 꼽힌다.
세간의 관심도가 적은 '초과청구공사' 총액은 되려 늘었다. 초과청구공사는 미청구공사, 공사미수금과 달리 공기에 앞서 받은 선수금이다. 재무제표 상 유동부채로 분류된다. 안진회계법인이 대우건설 3분기 별도, 연결 재무제표 감사의견을 거절한 사례로 든 이후 업계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상장 건설사의 올 3분기 초과청구공사 총액은 5조9935억원으로 전년 말(5조7382억원) 대비 4.45% 증가했다. 대우건설의 3분기 초과청구공사 총액은 8542억원으로 같은 기간 가장 높은 증가율(11.44%)을 보였다. 그밖에 건설사별로 ▲대림산업 9.7% ▲현대건설 6.72% ▲삼성엔지니어링 1.61%의 초과청구공사 총액은 늘었지만 GS건설은 –4.05%로 줄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미청구공사나 공사미수금은 해외 사업장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발주처와 시공업체의 공사대금 수령에 대한 견해 차이에서 발생한다. 총액을 줄이기 위해선 초기 계약조건을 제대로 명시해야 하는데 해외 건설경기가 좋지 않아 힘든 상황이다”며 “총액을 줄이려고 노력은 하지만 인위적으로 조절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또한 이 관계자는 “초과청구공사 역시 앞의 두 항목과 동일한 돌발변수의 하나다. 공사가 제대로 진행되면 늘어날 일이 없는 항목이다"며 "재무건전성에 부정적인 요인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