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첫날 공모가 상회하며 절반의 성공…두산그룹 리스크는 부담

두산그룹의 소년가장 두산밥캣이 상장 첫날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 사진은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 사진=두산그룹
소형 건설장비 업체인 두산밥캣이 국내 증시에 데뷔한 가운데 두산밥캣의 향후 주가 움직임에 대한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두산밥캣 이익 성장이 견고해 주가 상승 여력이 크다고 보는 입장이 있는 반면 두산그룹 리스크가 주가 상승을 제한할 것이라는 주장도 존재한다. 두산그룹은 두산밥캣을 통해 재무위기 극복을 기대하고 있는 만큼 향후 주가 향방에 대한 투자자 관심도 커지고 있다.

하반기 기업공개(IPO) 대어중 하나인 두산밥캣이 18일 국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했다. 이날 두산 밥캣은 공모가 3만원보다 약 20%오른 3만6000원에 시초가를 형성한 후 3만5900원에 장을 마쳤다. 장 내내 ‘팔자’와 ‘사자’의 힘겨루기가 지속된 가운데 두산밥캣 성장성을 내다본 개인 투자자는 1924억원어치를 순매수했고 차익 실현에 나선 기관과 외국인은 각각 1198억원, 709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이날 두산밥캣 주가 상승폭은 시장 기대에는 못 미쳤다. 오히려 계열사 주가가 대폭 떨어지면서 씁쓸한 첫 날을 보냈다. 투자자들은 두산밥캣 상장 전까지만 하더라도 두산밥캣 주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컸다. 두산밥캣 사업과 밀접한 미국의 건설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데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인프라 투자 공약의 최대 수혜주로 꼽혔던 까닭이다.

실제 두산밥캣 실적은 증가 추세에 있다. 두산밥캣은 지난해 매출 4조408억원을 올리며 2007년 인수 이후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3856억원으로 최근 5년간 연평균 24.7% 성장세를 보였다. 올해 3분기 실적도 연결기준 105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1.6% 증가했다.

이 같은 모습은 두산밥캣 주가 상승의 근거로 작용하고 있다. 한영수 삼성증권 연구원은 “두산밥캣 내년 이익은 미국 주택시장 호조, 미국 내 인프라 투자확대와 함께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특히 두산밥캣은 미주 건설경기에 직접 수혜를 누릴 수 있는 유일한 코스피 대형주”라며 “공모가 대비 상승여력은 27% 정도로 본다”고 밝혔다.

반대로 그룹사 리스크는 두산밥캣 주가 상승을 저해하는 요소가 될 전망이다. 3분기 기준 두산그룹 차입금은 약 10조원 수준에 부채비율이 260%에 이른다. 문제는 자산 매각 등 재무구조 개선 노력에도 두산그룹 전체 차입금 중 단기성차입금 비중이 올해 상반기말 54%로 2013년 말 36.8%에서 오히려 더 상승했다는 점이다.

이는 향후 두산그룹 계열사들이 두산밥캣 지분을 시장에 내놓을 수 있는 가능성을 높인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두산인프라코어와 두산엔진의 두산밥캣 지분율은 각각 59.33%, 10.55%다. 이 지분은 1년간 보호예수에 묶여 팔 수 없다. 다만 보호 예수가 끝나면 자금 마련을 위한 지분매각 가능성이 크다”며 “이는 일반 투자자 입장에선 주식을 보유할 매력을 떨어뜨리는 요소 중 하나가 된다”고 말했다.

 

두산밥캣의 실적 전망이 밝은 점은 주가 상승 요인으로 분석되나 그룹사 재무 리스크는 주가 상승 제한 요소로 꼽힌다. / 사진=두산밥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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