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회복 기대감은 증시에 긍정적
12월 미국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진 가운데 시장을 바라보는 투자자 시선이 엇갈리고 있다. 미국 기준 금리 인상이 국내 증시에 부정적이라는 의견과 미국 경제가 회복되고 있어 국내 증시에 긍정적이라는 주장이다. 이는 박스권에 갇혀 방향성을 잡지 못하고 있는 국내 증권 시장과 비슷한 모습이다. 국내 시장 참여자들은 미국 상황에 따른 국내 시장의 반응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미국의 기준 금리 인상이 임박한 모양새다.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 의장은 17일(현지 시각) 의회 합동경제위원회 증언 자료에서 기준 금리에 대해 “비교적 빠른 시간 내에 적절해질 것”이라며 “기준금리를 지금 수준에서 너무 오래 유지하는 것은 과도한 위험 감수 움직임을 부추길 수 있고 결국 금융 안정성을 훼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발언으로 시장 참여자들은 12월 미국 기준 금리 인상을 확정적으로 내다보고 있다.
미국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미국 증시도 반응했다. 금리 인상 수혜주로 꼽히는 금융주가 1.2% 상승하면서 미국 증시를 이끌었다. 전날 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35.68포인트(0.19%) 상승한 18903.82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10.18포인트(0.47%) 오른 2187.12를 기록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39.39포인트(0.74%) 상승한 5333.97에 장을 마쳤다.
국내 증시는 미국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에 하락세를 보였다. 18일 코스피는 미국 증시 상승 영향을 받아 전날보다 2.52포인트(0.13%) 뛴 1983.07로 출발했다. 하지만 미국의 기준 금리 인상에 대한 부정적인 투심이 형성되면서 이내 약세로 돌아섰다. 이날 오전 10시 40분 기준 코스피는 전날보다 8.16포인트 떨어진 1972.06에 거래가 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선 예상된 미국 기준 금리 인상보다는 미국 경제 회복에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미국이 기준 금리를 올릴 수 있는데는 그만큼 경제 상황에 대한 자신감이 있다는 반증인 까닭이다. 세계 경제의 바로미터라 할 수 있는 미국 경제가 살아나면 국내 증시에도 긍정적인 요소가 될 수 있다.
실제 최근 발표된 미국 경제지표는 호전된 모습을 나타냈다. 특히 미국 물가와 고용지표에서 긍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10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는 휘발유와 임대료 상승에 힘입어 0.4%(계절 조정치) 올랐다. 이는 2014년 이후 가장 큰 연간 상승률이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1.6% 상승한 수치다. 지난 11월12일로 끝난 주간의 미국 실업보험청구자수도 약 43년 만에 최저치로 하락해 미국 고용시장이 지속해서 호조를 보이고 있음이 확인됐다.
미국 내 주택 경기도 살아나고 있다. 미국 주택착공실적이 9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미 상무부는 10월 주택착공실적은 전월 대비 25.5% 증가해 132만채(계절조정치)를 기록했다며 이는 2007년 8월 이후 가장 큰 실적이라고 발표했다. 증가율로는 1982년 7월 이후 가장 크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미국 기준 금리 인상이 부정적인 면만 있는 것은 아니다”며 “한국을 비롯해 신흥국 투자자들은 연초부터 제기된 미국 기준금리 인상에 대해 내성이 생겼다. 신흥국들도 미국 기준금리 인상이 지연되면서 그동안 경제를 회복할 수 있는 시간을 벌었다. 기준 금리 인상보단 회복세를 보이는 미국 경제가 글로벌 경제가 회복으로 이어지느냐가 중요할 전망이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