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히든 출시하며 선발주자 KT 두비두 차별성 강조…"단기 수익보다 생태계 발전에 증점둘 것"

박재현 SK텔레콤 T밸리 단장이 17일 출시한 히든(Hidden) 플랫폼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 사진=민보름 기자

 

국내 플랫폼이 잘 되기 힘든 이유는 수익을 낼 때까지 기다리지 못하는 문화 탓이 크다. 우선 사용자가 잘 돼야 우리도 잘 된다는 생각으로 기다리겠다.” 박재현 SK텔레콤 T밸리 단장이 말했다.

 

SK텔레콤은 17일 자사 콘텐츠 공유 플랫폼 히든(Hidden)에 대해 설명하는 자리를 열었다. 히든은 온라인에서 특정 분야에 전문성이 있기로 유명한 일명 마스터(Master)’들이 노하우를 공개하는 플랫폼이다. 콘텐츠는 동영상부터 글, 이미지 등 다양한 형태로 게시된다. 이날 히든은 온라인 웹사이트와 함께 구글 플레이에서 모바일 앱으로도 공개됐다.

 

노하우를 공유하는 플랫폼은 공유경제와 100세 시대라는 최근 사회경제적 흐름을 녹여낸 결과물이다. 우선 에어비앤비(Air B&B) 같은 공유경제 플랫폼이 130억 달러 규모 가치로 성장하고 있다. 이처럼 플랫폼을 이용해 사용자 간 자산을 공유하는 서비스가 대세를 형성하고 있다.

 

인공지능 기술 발달 등으로 생산성이 강해지고 수명이 늘어나는 시대에 자기만의 취미나 적성을 찾으려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자기 재능을 찾아 수익 사업을 시작하는 창업가들도 많다.

 

이에 따라 SK텔레콤은 자기 재능을 찾기 위해 관련 정보를 얻으려는 사람들이 서로 지식을 공유할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했다. 누리꾼들이 검증한 마스터 500명도 영입했다. 이들은 자기만의 노하우를 담은 콘텐츠를 플랫폼에 올리고 다른 사용자들에게 공개한다.

 

마스터들은 콘텐츠를 제작하는데 SK텔레콤의 도움을 받기도 한다. 박 단장은 공무원을 그만두고 드론을 하시는 분도 계신데 콘텐츠를 만드는 데 부담을 느끼셔서 그런 분들이 콘텐츠를 쉽게 올릴 수 있도록 돕고 있다고 설명했다.

 

윤소연 아파트멘터리 대표가 히든 플랫폼이 창업가들에게 유용한 이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사진=민보름 기자
이날 행사에 참석한 윤소연 아파트멘터리 대표는 편성 프로듀서(PD)9년 동안 일하다 직접 집을 리모델링 하는 내용을 블로그에 올린 후 굉장히 큰 반응을 얻고 인테리어 시공 스타트업을 시작하게 됐다고 이력을 소개했다. 윤 대표는 히든은 다른 직업을 시험해볼 수 있는 장이기도 하고 처음 창업하면서 필요한 홍보나 판매 창구를 안정적으로 제공하는 플랫폼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올라온 콘텐츠들은 원하는 사용자가 쉽게 접할 수 있도록 제공된다. 사용자가 가입 시 관심 분야를 설정했을 경우 관련 콘텐츠가 자동으로 추천된다. 사용자들은 친구가 즐겨 본 콘텐츠도 추천 받을 수 있다. 커뮤니티에 가입해 같은 관심사를 가진 누리꾼들과 정보를 공유할 수도 있다. 그동안 누리꾼들은 구글이나 네이버에서 산발적으로 게시된 정보를 봐야했다.

 

문제는 SK 관점에서 딱히 수익화할 부분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히든은 오픈 플랫폼이라 아무나 무료로 자기 콘텐츠를 올릴 수 있으며 마스터들이 올리는 콘텐츠에 대한 저작권도 창작자에게 귀속된다. 유튜브, 아프리카TV 같이 광고나 아이템 판매로 수익을 얻는 기존 MCN(Multi Channel Network) 모델과는 다르다.

 

SK텔레콤이 12월 내놓을 히든 몰에서도 수수료 수익은 나지 않는다. 히든 몰에서는 마스터들이 자기 강연이나 상품을 사용자들에게 판매할 수 있다.

 

언뜻 보기에 히든 플랫폼은 KT8월 출시한 두비두(Dovido)와 유사하다. 두비두는 메이크업 강의 등으로 유명한 인기 BJ들이 콘텐츠를 올리고 바로 강의에 사용된 제품들을 판매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KT는 인기 BJ들의 노하우를 얻고 싶어 하는 국내 누리꾼 뿐 아니라 한류 팬들도 서비스 대상으로 보고 있었다. 때문에 수익화 측면에서는 두비두가 빠를 수 있다.

 

그럼에도 박 단장은 두비두라는 서비스를 한 번도 못 봤다면서 두비두는 K-뷰티 MCN채널이라고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젊은 업체들이 홍보하도록 플랫폼을 공유한다는 측면에서 사업적으로 내용이 다르다당장 수익화를 목표로 하고 있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박 단장은 향후 플랫폼 형태나 내용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사용자들이 직접적으로 상품 판매를 원할 경우 해당 모델을 도입할 지 고민하고 있다“업계에선 사용자 피드백을 받아서 플랫폼이 계속 발전하는 걸 당연시하고 있으며 처음 개발자들 생각과 달라지는 플랫폼도 많다고 분석했다.

 

박 단장은 세상에 아이디어가 있는 사람은 많지만 버티는 싸움이 더 큰 것이라면서 당장 수익화가 안되더라도 사용자와 상생한다는 생각으로 버티겠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