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주 학생들 "재계약 조건 까다롭고 함께 살아 불편"
까다로운 재계약 조건, 룸메이트제, 낮은 접근성 등 불만이 제기되면서 대학생 사이에서 희망하우징에 대한 인기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16일부터 희망하우징 계약 신청이 시작됐지만 남아도는 방은 많다. 서울주택도시공사(이하 SH)는 수시 모집을 도입해 공실을 줄이겠다는 방침을 내놨지만 이것만으로 해결이 될 지는 의문이다.
희망하우징은 저소득층 대학생 주거난을 해소하기 위해 서울주택도시공사(이하 SH)가 마련한 공동주택이다. 희망하우징 사업은 셰어하우스(Share house)를 표방했다. 방은 따로 쓰지만 그 외 취사, 휴식을 비롯한 공간들은 공동 거주자와 함께 쓴다. 한국주택토지공사(이하 LH)가 전세금만 빌려주는 것과 달리, SH가 직접 빌라를 사서 학생들에게 빌려주는 형태다.
2010년 사업이 시작된 이래, 현재까지 서울시내 19개 구에 희망하우징 92곳이 들어섰지만 곳곳에서 공실(空室)이 생긴다. 2월 희망하우징 계약을 해지한 정 모 씨(23)는 접근성이 떨어진 점을 지적했다. 정 모 씨는 “학교와의 거리가 먼 게 가장 불편했다"며 "그 외에도 학교 기숙사와 달리 인터넷 설치, 공과금 납부 등 직접 관리할 부분이 많아 친구들도 계약을 꺼리는 편이다. 그래서 항상 비는 방이 있다”고 말했다.
10월 기준으로 희망하우징은 전체 1146실 중 20% 정도(230실)가 비어있는 상태다. 보증금 100만원에 월 임대료도 10만원 선으로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어도 여러가지 불편사항으로 학생들이 찾지 않는 것이다.
휴학생은 재계약이 어려운 점도 발목을 잡는다. SH주거복지센터 관계자는 “최초 계약·재계약 모두 재학생만 가능하다. 또 졸업이나 취업을 하면 퇴거를 하게 돼있다”고 말했다. 네이버 카페 ‘lh 대학생임대주택(회원수 4만 명)’에 올해 등록된 희망하우징 관련문의 중 휴학 또는 LH로 계약 변경 게시글이 60% 이상을 차지했다.
반면 LH청년임대주택제도(구 대학생전세임대주택제도)는 휴학생에 대해 별다른 제한사항이 없다. LH 관계자는 “휴학생이더라도 집주인에게 복학예정증명서만 내면 재계약에는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졸업생도 졸업자격으로 임대주택 재계약을 신청할 수 있다.
이에 SH공사도 희망하우징 활성화에 나서는 모양새다. 5월 희망하우징 170실을 추가 공급했다. 원룸형(1인) 45실, 다가구주택(2~3인) 125실이다. SH 관계자는 “희망하우징 활성화를 위해 2016년 신입생 입주자부터는 유주택자 자녀도 입실이 가능하게 했다. 또 매주 금요일마다 수시모집을 진행 중이다“라고 전했다. 내년 입주자를 위한 계약기간은 오늘부터 18일까지다. SH공사 맞춤임대부에서 신청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