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채 금리 급등 등 전조 현상 뚜렷…신흥국 자금 유출 가시화되면 국내 증시에 부담

미국 기준 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국내 투자자의 시장 대응이 중요해지고 있다. 미국 기준 금리 인상 전조 현상으로 미국 국채 금리가 급등하고 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의 경기 부양책과 함께 미국 물가상승률이 높아질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면서 12월 금리 인상설에 힘이 실리고 있다. 신흥국 시장인 국내 시장에는 달러 강세 영향이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국채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14일(현지 시각)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2.301%를 기록하면서 지난해 12월 30일 이후 장중 최고를 기록했다. 3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는 지난 1월 이후 처음으로 3%를 넘었다. 미국 대선 전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가 1.9% 아래였던 것을 감안하면 국채 금리가 단기간에 급등한 것이다.

이 같은 미국 국채 움직임은 국내 증권시장 투자자들이 유심히 봐야할 대목이다. 미국 기준 금리 인상에 대한 시장의 생각을 읽을 수 있는 까닭이다. 미국이 기준 금리 인상을 하게 되면 기존 국채 가치는 하락한다. 따라서 미국 기준 금리 인상을 예상한 국채 투자자들이 선제적으로 국채를 매도하면서 최근 미국 국채 가격이 하락(국채 금리 상승)한 것이다. 14일 파이낸셜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미국 채권 트레이더들은 12월 미국 기준 금리 인상 가능성을 기존 84%에서 14일에는 92%까지 올렸다.

미국 기준 금리 인상설이 설득력이 높아진 이유에는 트럼프가 있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연준)는 금리 인상 전제 조건에 줄곧 물가 상승률 2%를 강조해왔다. 주요 물가 지표인 핵심개인소비지출(PCE) 물가 지수의 지난해 대비 증가율은 지난 3월부터 계속 1.6~1.7%에 머물고 있었다. 하지만 인프라 투자를 통해 재정 지출을 늘리겠다는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되자 물가 상승 기대감이 커졌다. 생산 물가를 가늠할 수 있는 구리와 철 등 원자재 가격이 트럼프 당선 이후 폭등하고 있다.

미국 기준 금리 인상이 가시화되면서 국내 증시에 부정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12월 미국 기준 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면 달러 강세로 인한 신흥국 자금 유출 우려가 발생해 국내 증시에는 부담이 될 가능성이 크다. 더불어 미국 국채 금리가 올라가면 미국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국내 기업의 비용이 늘어난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국내외 신흥국 시장은 미국 기준 금리 인상에 대한 내성이 많이 생긴 상태다. 하지만 미국 기준 금리 인상과 함께 트럼프의 미국 중심 정책이 덧붙여지면서 신흥국 증시 부담은 더 커지게 됐다”며 “미국 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글로벌 증시가 상승할 수는 있지만 위험 회피를 위해 국내 시장 투자자들은 주식 자산 비중 축소 등으로 차후 상황을 관망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12월 미국 기준 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국내 시장 참여자들의 대응이 중요해지고 있다. /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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