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차권 1일권 뿐…24시간 사용도 불가
서울시티투어버스가 이용객 선택권을 제한하고 있어 관광객 사이에서 불만이 커지고 있다. 도심·고궁 노선과 강남 노선, 야간 코스, 서울파노라마코스 등 다양한 노선에도 불구하고 승차권은 1일권 한가지에 불과한 탓이다.
서울시티투어버스 1층 버스의 1일권 가격은 성인 기준 1만2000원이다. 15일 운행 개시한 하이데커 오픈탑 버스로 운행하는 서울파노라마코스권은 1만5000원, 같은 버스 야간 코스권은 1만2000원이다. 하이데커 오픈 버스와 트롤리버스를 이용하는 강남·북 통합권은 1만8000원이다. 노선 당 순환 시간은 약 1시간 30분에서 2시간이다.
이에 따라 서울시티투어버스 이용객은 버스를 하루 종일 이용할 계획이 없더라도 1일권을 사야 한다. 선택권이 없기 때문이다. 심지어 서울시티투어버스 1일권은 24시간 이용 승차권이 아닌 당일 승차권이다. 오후 4시에 끊은 표는 당일 막차까지만 유효하다.
전 세계에서 시티투어버스로 유명한 빅버스(Big Bus)가 싱글 루트 티켓(Single Route Ticket·1일권)을 구매하면 개표 후 24시간 동안 수시로 이용할 수 있는 것과 대조된다.
광주에서 올라온 김민정(20) 씨는 서울시티투어버스 승차권에 대해 “당일 여행 계획을 세우고 서울에 온 지방민들에게 서울시티투어버스 1일권 가격은 너무 비싸다. 한 번에 한 코스만 관광하면 충분한데 1일권을 끊으려니 어쩐지 억울한 기분이다”라며 “노선 간 환승(예를 들면, 도심·고궁노선→강남노선)도 모두 가능한 게 아니어서 돈 아깝다. 승차권 종류가 다양해지면 더욱 좋겠다”고 말했다.
서울시티투어버스를 이용한 한 홍콩 여행객은 “홍콩 시티투어버스는 관광객에게 다양한 요금제를 제공한다. 하루 종일 이용할 수 있는 데이 패스(Day Pass)와 원하는 코스를 한 번만 도는 싱글 트립 페어(Single Trip Fare)가 그것이다. 시간과 돈 모두를 아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한국에 짧은 일정으로 여행을 왔는데 1일권을 끊어야 하는 것은 가혹하다”고 말했다.
홍콩의 대표적인 투어버스 릭샤 버스(Rickshawbus)는 두 종류의 승차권을 판매한다. 데이 패스 승차권은 국내 시티투어버스 1일권과 같다. 대신 싱글 트립 페어 승차권 구매자는 한 코스(대략 1시간 50분)만 관광하고 그에 대한 요금만 지불하면 된다. 가격은 데이 패스와 싱글 트립 페어 각각 성인 기준으로 200홍콩달러(한화 약 3만원)와 33홍콩달러(한화 약 5000원)다.
서울시티투어버스 관계자는 승차권 종류가 1일권 뿐인 이유에 대해 “현재 운행 체제는 하루 단위가 기본이다. 원래 방침이 그렇다. 아마 바뀌지는 않을 것이다”라며 “1일권을 24시간 동안 사용할 순 없지만 같은 노선을 그 다음날에도 탈 경우 할인해주는 제도가 있다. 대신 서울시티투어버스는 해외 시티투어버스보다 승차권이 저렴하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