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입점 점포서 입학관련 업무 처리하는 과정서 고객으로 자동 유입
오는 17일 치러지는 대입 수학능력시험을 앞둔 가운데 시중은행들이 수험생들을 대상으로 한 금융상품 출시에 그다지 공을 들이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 진출을 앞둔 예비 대학생 고객들이 약 60만 명에 달하지만 은행들은 초저금리시대인데다 특판 모집 효과도 미미할 것이란 반응이다. 시중은행들이 대학에 입점해 있어 대학생 고객이 매년 자동 유입된다는 점도 특판 출시를 시큰둥하게 하고 있다.
수험생을 대상으로 상품을 출시한 곳은 KEB하나은행이 유일하다. KEB하나은행은 수능을 치른 학생들이 영업점 또는 인터넷, 스마트폰 뱅킹을 Young(영)하나적금을 가입하면 추첨을 통해 1등(1명) 50만원 2등(5명) 20만원 3등(10명) 10만원 국민관광상품권을 지급한다. 쇼핑몰 할인쿠폰, 면세점 선불카드 교환권 9000매도 선착순으로 증정한다. Young(영)하나적금 가입기간은 1년으로 금리는 연 1.2%다.
KEB하나은행은 고3수험생을 대상으로 70개 영업점이 직접 고교를 방문해 예비 대학생을 위한 경제교육도 진행한다. KEB하나은행 리테일 사업부 관계자는 "KEB하나은행은 전국 초·중·고등학교와 1사1교 결연을 통해 금융교육을 실시하고 있으며 최근 대학생 브랜드 YOUNG HANA를 런칭해 20대 대학생 고객에게 친근한 은행으로 인식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마케팅을 진행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우리은행은 따로 수험생 마케팅을 하지 않는다. 대신 수험생 자녀를 둔 직원들에게 응원 메시지와 떡을 지원했다. 우리은행관계자는 “66개 대학에 입점해 있어 학생증 발급 등 대학 입학 초기 개설하는 계좌가 졸업 후에도 주거래은행으로 이어지다 보니 수험생 특판을 따로 만들지 않아도 고객들이 자동 유입된다"고 언급했다.
또한 "우리은행에서는 젊은 층을 대상으로 한 예·적금 상품을 이미 출시했기 때문에 따로 수험생을 위한 상품은 출시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우리은행에서는 모바일 플랫폼 '위비톡'을 설치한 후 위비톡 예금에 가입하면 최고 0.4%포인트 우대금리를 제공하는 상품을 운영 중이다.
국민은행 역시 특판을 출시하지 않았다. 국민은행은 지점에서 고3 수험생 자녀를 둔 고객들을 대상으로 무릎담요와 손난로를 제공했다.
신한은행은 지난 10월부터 '햇살요정 써니'를 활용한 카카오톡 무료 이모티콘을 무료로 다운받도록 했다. 신한은행은 딱딱한 은행 이미지를 벗고 젊은 트렌드를 반영해 익살스러운 이모티콘을 제작했다. 햇살요정 써니 이모티콘 중 2017학년도 수험생을 응원하는 애니메이션 이모티콘을 통해 수험생을 둔 가족과 친척들이 응원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기존 틀에서 벗어난 디지털 마케팅으로 젊은 세대를 사로잡을 수 있는 서비스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고 전했다.
IBK기업은행은 권선주 행장이 직접 수능생들에게 격려 편지를 보냈다. 권 행장은 "인내를 이기는 시련은 없으므로 꾸준히 전진하고 있다고 믿고 인내한다면 목표를 이뤄낼 수 있다"고 응원했다. 행장 격려편지와 함께 기업은행 로고가 담긴 목베개 쿠션 등이 전달됐다. 기업은행은 2008년부터 올해로 9년 째 수험생을 대상으로 격려 편지를 보내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1.25% 초 저금리 시대에 금리를 살짝 올려 특판을 출시해도 고객의 호응을 받기 힘든 형편인데다 대학에 입학하는 학생들이 적금에 가입하는 경우도 드물다"며 "은행으로서도 비용 대비 수익이 떨어져 굳이 새 상품을 출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